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코치와 나눈 동료 선수들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듯한 대화 내용이 공개돼 논란의 중심에 섰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가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이번 파문과 관련,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심석희를 김아랑(26·고양시청), 최민정(23·성남시청) 등과 분리 조치하는 한편 조사위원회를 꾸려 평창 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관련 진상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1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심석희를 둘러싼 '고의 충돌 의혹'에 대해 사건 조사에 나섰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조사위원회에서 해당 사건의 고의성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면서 "검토 결과를 가지고 추후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 매체에 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빙상연맹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에서 함께 훈련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내렸다"며 심석희를 대표팀 훈련에서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을 고려해 심석희와 관련 선수들을 떨어져 있도록 했다. 선수단과 분리 조치로 심석희는 진천선수촌에서 나왔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빙상연맹은 심석희의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4차 대회 출전도 보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심석희는 이날 소속사 갤럭시아SM을 통해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심석희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A코치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진천 선수촌을 탈출하는 등 당시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면서 "이로 인해 스스로 가진 화를 절제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로 미성숙한 모습을 보인 점은 현재까지도 반성하고 있다"고도 했다.
심석희는 이어 이른바 '승부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평창 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심석희와 최민정이 충돌해 넘어졌고, 두 선수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심석희는 대표팀 코치와 나눈 메시지에서 최민정에 대해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 등의 발언을 해 고의 충돌을 의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심석희는 "기사에서 브래드버리를 언급하며 올림픽 경기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올림픽 결승에서 일부러 넘어진다거나 이 과정에서 다른 선수를 넘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실제로도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심석희는 "나와 최민정은 모두 아웃코스를 통해 상대를 추월하고 막판 스퍼트를 내는 방식을 주특기로 사용한다"면서 "해당 경기에서도 각자의 특기를 활용했고, 그 과정에서 충돌이 생겨 넘어진 것은 두 선수 모두에게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덧붙여 심석희는 "제가 고의로 최민정 선수를 넘어뜨리지 않았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서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심석희는 "저 스스로도 과거의 미성숙한 태도를 뉘우치고, 깊은 반성과 자숙을 통해 더 성장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같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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