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기간의 대표적인 민간 보조·위탁 사업인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한 감사와 평가에 착수한다. 오세훈 시장이 지난달 민간 보조·위탁 사업에 대한 대대적 구조 점검과 수술 예고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달 말에는 사회혁신활동 단체·기업 지원 시설인 ‘서울혁신파크’를 운영해온 민간 위탁 업체인 서울혁신센터 감사에도 착수한다.
서울시는 마을공동체 사업의 실행·확대 과정에서 대규모 불공정과 특혜, 비효율이 있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객관적이고 엄격한 평가와 감사를 통해 잘못된 행정과 정책들을 바로잡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마을공동체 사업을 이끌어온 사단법인 마을의 사업 독점 구조를 문제의 핵심으로 꼽았다. 서울시는 "마을은 2012년 4월 5,000만원의 자본으로 설립된 신생 시민단체였지만 지난 10년 간 서울시로부터 약 600여억원의 사업을 독점적으로 위탁 받아 그들만의 생태계를 확장해왔다"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유창복 씨 등이 설립한 마을은 설립 첫해인 2012년 8월부터 올해 11월까지 9년 3개월 간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하며 약 400억 원을 지원 받았다. 설립자인 유 씨는 센터장을 겸임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일부 관련자들이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을 관리·감독하는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돼 수탁 사업의 범위와 규모를 늘리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간 조직인 마을자치센터를 각 자치구로 확대·설립하면서 9곳을 마을 출신이나 관련 단체 출신이 위탁 받아 운영하게 한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는 2018∼2020년 마을 관련 단체 등 5곳에 연구 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
마을은 또한 마을공동체 사업 뿐 아니라 청년 사업까지 수탁 범위를 넓혀 2016년 7월∼2021년 6월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하며 140여억원을 지원 받았다. 마을의 간부는 시 민간위탁사업의 또 다른 중간지원조직인 NPO지원센터를 관리·감독하는 부서의 관리자로 채용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특정 시민단체로 민간위탁 사업이 집중되는 독점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이달 말 감사를 받게 된 서울혁신파크는 지난 2015년 은평구 녹번동의 옛 질병관리본부 부지에 조성됐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서울시는 감사와 타당성 조사를 거쳐 청년 창업 지원 공간과 어린이 복합시설로 재조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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