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올 가을 첫 한파 특보가 내린 16일. 전북 익산의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도 찬바람이 몰아치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 상금 10억원) 3라운드에 나선 선수들은 전날보다 두툼한 옷을 꺼내 입었다.
대회 최종일 기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우승 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그 맨 앞에 박민지(23·NH투자증권)가 나섰다. 박민지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골라내며 20점을 보탰다. 중간 합계 40점으로 공동 2위인 이소영(24)과 안나린(25·이상 36점)에 4점 앞서 있다. 이 대회는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상 -3점을 매기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진다.
박민지는 전·후반에 각각 5개의 버디를 골라냈다. 공식 대회에서 처음으로 버디 10개를 잡았다는 박민지는 “오늘 추워서 힘들었는데 보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쳤더니 좋은 성적을 거뒀다. 뜻 깊은 날이다”고 했다. 그는 “최근 퍼트 감이 살아나면서 샷도 더 과감하게 쳤다. 실수를 해도 공이 핀 근처에 맴돈 날이었다”고도 했다.
지난 7월 초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시즌 6승을 거둔 이후 석 달 동안 우승이 없었던 박민지는 “저는 잘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우승이 없어 다소 답답하다고 말하는 게 듣기 싫었다”면서도 “그래도 저한테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기 때문에 체념하고 있다”며 웃기도 했다. 최종일 전략에 대해서는 “내일 굉장히 춥다고 해서 걱정이 된다”며 “오늘처럼 버디만 보고 치겠다”고 했다. 박민지가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면 시즌 7승째이자, 시즌 상금 16억원을 돌파하게 된다.
통산 5승을 거뒀지만 올 시즌 아직 우승이 없는 이소영과 지난해 2승을 거둔 안나린은 박민지와 같은 조에서 최종일 역전을 노린다. 하민송(25)이 4위(35점), 임희정(21)과 홍정민(19)이 공동 5위(34점)다. 1·2라운드 선두를 달렸던 한진선(24)은 점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14위(27점)로 밀렸다. 홈 코스의 박현경(21)은 공동 19위(26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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