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 빠진 중국의 거대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이 청산되는 대신 국유기업을 새 주인으로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19일 경제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은 전날 밤 공고를 내고 베이징시 제1중급인민법원 주재로 1차 채권인 회의가 열렸다고 밝혔다. 칭화유니그룹은 7개 기관이 전략 투자자 참여 신청을 했다고 공개하면서 일부 우량 자산을 떼어 매각하는 방식이 아닌 그룹 전체 일괄 인수를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해 “조속히 전략 투자자를 확정함으로써 그룹 부활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고를 통해서는 전략 투자자 신청을 한 기관들이 공개되지 않았다. 차이신은 다만 채권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략 투자자 참여 신청을 한 기관이 광둥헝젠, 베이징전자홀딩스, 우시 산업발전그룹 등 중국 각지의 국유기업 6개와 알리바바 등 총 7개라고 전했다. 유일한 민영 기업인 알리바바는 전자 상거래가 주업이지만 반도체 개발, 클라우드, 전기차 등으로 최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에 전략 투자자 참여 신청을 한 기관들은 500억∼600억 위안(약 9조 2,000억~11조 원) 선에서 칭화유니그룹을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 투자자 선정은 이르면 연말까지,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칭화유니그룹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나온 명문 칭화대가 51% 지분을 보유한 반도체 설계·제조사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SMIC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한때 중국 정부가 자체 조성한 반도체 기금 230억 달러(약 26조 5,300억 원)를 칭화유니그룹에 지원했을 만큼 기대를 모았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하면서 막대한 빚을 안게 됐다. 지난해 6월 기준 칭화유니그룹의 채무는 1,567억 위안(약 28조 9,00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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