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이른바 '그루밍(길들이기)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목사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11-3부(황승태 이현우 황의동 부장판사)는 20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유사성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목사 김모(37)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김씨 측 변호인은 '1심이 유죄를 인정한 부분에 사실을 오인한 측면이 있고, 징역 7년이 선고된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 진술을 온전히 믿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검찰은 "1심에서 2건을 무죄로 선고했고, 이는 부당하다고 판단해 항소했다"며 "신상정보 공개 고지명령 신청이 기각된 것 역시 부당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2010년부터 2018년 2월까지 인천 부평구의 교회에 전도사와 목사로 재직하면서 중·고등부와 청년부 여성 신도 3명을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루밍 성폭력이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으로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서 10대 때 김씨가 '좋아한다, 사랑한다'며 신뢰를 쌓은 뒤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김씨는 "성관계 사실이 없고, 일부 피해자는 합의하고 관계를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앞서 1심은 "A씨는 교회 담임 목사 아들이자 사역을 담당하는 전도사로 나이 어린 피해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이 있었다"며 "A씨는 피해자들의 신앙생활을 사건 범행의 수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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