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전략무기인 잠수함 개발의 중책을 맡아온 대우조선해양이 또다시 북한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해킹 피해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 당국들은 다행히 중요한 자료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이번만도 3번째 해킹을 당한 것이어서 보안 관리 부실에 대한 엄격한 후속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 당국자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최근 국내 방산 업체 1곳에 대한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업체는 (일반 인터넷망으로도 접속 가능한 ‘외부망’과 회사 내 회선으로만 접속 가능한 ‘내부망’으로 분리해 운영하는) 이중망으로 운용돼 있는데 내부망이 아닌 외부망을 통해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 조사한 바로는 (잠수함의) 설계 도면 등과 같은 중요한 자료는 해킹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당국 및 정치권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대우조선해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를 부인하고 있으나 해당 업체에 대한 해킹이 맞다면 국내 최초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한 ‘도산안창호함’ 등의 기밀을 노린 범행일 가능성이 있다. 현 정부 들어 개발을 추진해온 핵 추진 잠수함 관련 내용도 해킹 대상에 포함됐을 수 있다.
이번 해킹 시도와 관련해 경찰의 수사 및 관계 당국(방위사업청·국가정보원·안보지원사령부) 합동 조사가 각각 진행되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8일 국정원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장이 개탄하며 해킹 문제를 거론했다. 세 번째 해킹당한 업체가 있고 이 업체는 방사청 소관의 업체”라고 말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이 해킹 피해를 입은 것은 2016년 4월과 8월이었다.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됐던 당시 해킹으로 60여 건의 군사기밀이 유출됐는데 여기에는 잠수함·이지스함·차기호위함·수상함구조함 설계도 등 중요 자료도 포함돼 있었다. 이후에도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해킹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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