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윤 후보에게 별도의 축하 메시지를 내지 않았지만 면담 요청 시 이를 적극 검토할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문재인 정권과 연일 각을 세우는 윤 후보가 현직 대통령에게 만남을 요구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두 사람이 누구보다 불편한 관계인다가 윤 후보 본인에게 정치적으로 도움도 되지 않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신 청와대 참모가 윤 후보와 만날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윤 후보에게 앞으로도 축하 메시지를 내지 않을 방침이다. 이는 지난달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출됐을 때와는 대조되는 행보다. 문 대통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이 지사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 경선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곧바로 냈다.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 때는 문 대통령이 당시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 청와대 대변인 명의로 “꿈과 희망의 대선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축하 메시지를 냈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실종되면서 이제 세간의 관심은 문 대통령과 윤 후보 간 만남 가능성에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윤 후보 측 요청이 있을 경우 면담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이재명 후보와 이미 만난 상태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 논란을 고려한 태도로 풀이된다.
다만 윤 후보가 과연 문 대통령을 마주할 의향이 있느냐 여부는 변수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파격 인사를 거쳐 검찰총장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그러다가 ‘조국 사태’ ‘검찰개혁’ 등을 두고 임기 내내 갈등을 빚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1년 이상 충돌한 끝에 결국 정치 경험도 없이 야당 대선 후보까지 올랐다. 문 대통령과의 관계가 홍준표·유승민·원희룡 등 다른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보다 훨씬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불과 올 1월 신년 기자회견 때까지만 해도 윤 후보에 대해 “여러 평가들이 있지만 저의 평가를 한마디로 말하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도 지난달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면담 성사 가능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 수석은 “야당도 후보가 정해져서 대통령 만남을 요청하면 적극 검토하겠다”면서도 “말씀하신 것 보니까 최소한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되면 요청 안 하실 것 같다. 잘못된 만남이라는데 요청하겠느냐”고 쏘아붙였다. 윤 후보가 같은 달 26일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 간 만남을 거론하고 “무슨 핑계를 대더라도 잘못된 만남”이라고 비판한 점을 언급한 것이다. 윤 후보는 당시 “이 후보와 문 대통령의 만남은 명백한 선거개입 행위”라며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지만 그런 관행은 정치 개혁 차원에서 사라져야 할 구태 정치”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6일 서울 염리동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오찬을 가진 뒤 문 대통령 면담 의향에 대한 취재진 질문을 받고 “그 문제는 아직까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면담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청와대는 당대표 선출 사례에 준해 윤 후보에게 축하 난 정도는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례에 비춰 이철희 수석이 직접 윤 후보를 만나 축하 의사를 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형평성을 고려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도 함께 축하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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