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10대 백인 청소년이 정당방위를 주장하면서 눈물을 쏟았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州) 커노샤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카일 리튼하우스(18)에 대한 공판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리튼하우스의 진술 장면을 전했다.
앞서 리튼하우스는 지난해 8월 커노샤 인근 일리노이주 안티오크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열리자 백인 자경단원들과 함께 반자동소총을 들고 순찰 활동을 벌이던 중 시위 참가자 2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리튼하우스는 남색 정장에 넥타이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해 총을 쏘기 직전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울먹였고 크게 심호흡을 하기도 했다.
그는 "잘못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나를 지켰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총에 맞아 숨진 피해자 1명에 대해 "마스크 차림으로 쇠사슬을 든 채 걷고 있었다"며 자신의 생명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리튼하우스는 피해자가 다른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자신을 추적했고 이들을 멈추기 위해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리튼하우스는 진술 도중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눈믈을 흘려 10분간 휴정되기도 했다. 방청석에 있던 그의 모친도 아들의 진술에 함께 흐느꼈다.
그러나 검찰은 리튼하우스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14개월 전 17세 소년에 불과했던 리튼하우스가 시위 현장에 총을 들고 간 것 자체가 위기를 조장한 요인이었다는 것이다.
리튼하우스는 총을 쏘기 전 상황에 대한 검찰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리튼하우스는 이번 총격 사건으로 미국 보수세력 사이에서 영웅 취급을 받고 있다. 보석금 200만 달러(한화 약 24억 원)도 보수세력의 후원금으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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