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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담] '정권위기' 靑, 김동연엔 '난' 주고 허경영엔 안 주고

■윤경환의 국정농담(國政濃談)

文·與 지지율 하락...靑 '정권교체 위기' 우려 고조

대선 100일 남겨놓고 '국민과의 대화' 반전 카드

尹엔 15일 '축하난' 전달…김동연까지 포함 눈길

원내정당 소속 安·沈과 다르고 지지율 군소후보급

현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에 '여권 대안' 거론 차이

文·尹 만남은 쉽잖을 듯...이재명 반등 묘수 관심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최근 대폭 하락했다는 조사가 잇따르면서 청와대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며 애써 표정 관리를 하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임기 말 국정동력 차질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특히 정권 재창출을 책임질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까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점점 밀리고 있어 ‘성공한 정부’로 남겠다는 문 대통령 구상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교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윤 후보가 문 대통령을 마주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나아가 청와대가 다음주 ‘축하 난’ 전달 대상으로 윤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가칭)·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를 선정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렸다. 특히 김동연 후보의 경우 소속 정당이나 지지율 면에서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선 후보,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 등과 큰 차이가 없어 별도의 기준이 적용된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관련기사> ▶[단독] 윤석열, 15일 '文 축하난' 받는다...후보 선출 열흘만

2019년 7월25일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연합뉴스


文·민주당 지지율 급락에...靑 ‘정권교체 위기’ 우려 고조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4.2%로 지난주보다 4.5%포인트나 하락했다. 같은 기관 조사 기준으로 지난 4월 넷째주에 기록한 역대 최저 지지율(33.0%)에 근접한 수치였다.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4.0%포인트 떨어진 25.9%를 기록, 아예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4월 넷째주에 기록한 직전 최저치(27.8%)보다도 1.9%포인트 더 낮았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3.4%포인트 상승한 46.0%를 기록해 창당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갤럽이 9~11일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야당 우위는 유지됐다. 국민의힘(36%)과 민주당(34%) 지지율 격차는 다소 좁혀졌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3주 연속 37%에 머물렀으나 부정평가 비율은 매주 올라 57%에 달했다. 이밖에도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바깥으로 벌어졌다는 여론조사도 잇따랐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부진한 것은 무엇보다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후보를 최종 주자로 확정한 ‘컨벤션 효과’와 중국발 요소수 수급 문제가 겹친 탓으로 해석됐다. 또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두고 이 후보와 김부겸 국무총리가 충돌한 점, 송영길 대표 등이 최근 ‘이 후보가 당선돼도 정권교체’라고 주장한 점도 당청 지지율에 역효과를 불렀다는 평가다. 악재가 이어지면서 문 대통령의 7박9일 간 유럽 3개국 순방 효과도 두드러지지 못했다.

청와대 측은 ‘추세가 굳어진다고 보긴 이르다’며 지지율 대응에 일단 선을 긋는 모양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 차단, 당정청 결속, 정권 재창출 동력 회복 등을 위한 반전 카드를 빠르게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대선을 눈앞에 둔 만큼 이전 지지율 하락기와는 차원이 다른 위기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문 대통령이 대선 109일을 앞둔 이달 21일 ‘국민과의 대화’를 결정한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진단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회의 2021(APEC CEO Summit 2021) '에너지 미래 세션'에서 영상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文대통령, 임기 6개월 남기고 “마지막까지 민생 최선”

위기에 몰린 문 대통령은 임기 6개월을 남긴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민생에 매진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정권 재창출 기로에서 민생 문제 해결을 통해 추가적인 위기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읽혔다.

문 대통령은 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확히 우리 정부 임기 6개월이 남은 시점”이라며 “정부는 마지막까지 민생에 전념하며 완전한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최근 유럽 순방 성과를 소개하면서 “급변하는 대전환의 시대에 맞게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고 선진국으로서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과 관련해서도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되면서 국민들의 일상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며 “모두의 노력으로 방역과 함께 높은 백신 접종률을 달성했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일상회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천명했다. 이어 “일상회복을 시작했다가 다시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이 많다”며 “우리는 뒷걸음질 치는 일 없이 완전한 일상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상황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코로나와 공존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일상”이라며 “방역과 백신, 경제와 민생이 조화를 이루고 자율 속에서 더욱 절제하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어떤 경우에도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고 백신 접종의 필요성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일상회복은 결국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동안 잘해 왔듯이 우리 모두 성숙한 공동체 의식으로 힘을 모은다면 일상회복에서도 성공적 모델을 만들어내고 K-방역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연합뉴스


靑, 15일 윤석열에 ‘文 축하난’ 전달…安·沈에 김동연까지 포함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오는 15일 윤 후보에게 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기로 확정해 눈길을 끌었다. 윤 후보가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지 열흘 만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기자들에게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오후 2시 윤 후보를 예방해 문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할 것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수석은 같은 날 오후 3시 김동연 후보와 오후 4시 안철수 후보, 16일 오후 4시 심상정 후보를 각각 예방하기로 했다. 윤 후보에게만 축하 난을 전달할 경우 정치적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우려가 있으므로 야권의 유력 후보들을 한 데 묶은 것으로 풀이됐다.

앞서 이 수석은 지난 8일 윤 후보에게 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이 계획은 틀어졌다. 윤 후보 측의 바쁜 일정이 문제가 됐다. 여기에 윤 후보가 10~11일 1박2일 간 광주와 전남 목포, 경남 김해 봉하마을 등 지방 일정까지 소화하면서 만남은 순연됐다. 윤 후보는 12일에도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방한단을 접견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청와대와 윤 후보가 기 싸움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청와대의 축하 난 전달 대상 가운데는 김동연 후보도 눈에 띄었다. 김 후보가 윤 후보, 안 후보, 심 후보와는 다소 다른 입장에 선 인물이기에 그랬다. 그는 윤 후보, 안 후보, 심 후보와 달리 원내정당에 소속된 후보가 아니다. 소속 정당이 없어 경선을 치른 적도 없다.

그렇다고 2012년 안철수 후보처럼 장외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상황도 아니다. 김 후보의 지지율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2% 수준에 불과하다. 허경영·조원진·김재연 등 다른 군소 후보들과 별 다른 차이가 없다.

다른 점이라면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는 이력뿐이다. 여권의 대안 인물로 회자된다는 점도 그의 차별점이라면 차별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연합뉴스


文-尹 만남 쉽지 않을 듯…이재명 지지율 견인 묘수 관심

윤 후보가 결국 문 대통령의 축하 난을 받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문 대통령이 별도 메시지를 전달할지 여부도 관심사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 수석을 통해 축하 메시지까지 건네지는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윤 후보에게 축하 메시지를 따로 낼 의향이 없다.

이는 지난달 10일 이재명 후보가 선출됐을 때와는 대조되는 행보다. 문 대통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이 지사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 경선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곧바로 냈다.

문 대통령과 윤 후보 간 면담 성사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과 윤 후보가 껄끄러운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을 대체로 낮게 보고 있다.

이 수석은 지난달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야당도 후보가 정해져서 대통령 만남을 요청하면 적극 검토하겠다”면서도 “말씀하신 것 보니까 최소한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되면 요청 안 하실 것 같다. 잘못된 만남이라는데 요청하겠느냐”고 쏘아붙였다. 윤 후보가 같은 달 26일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 간 만남을 거론하고 “무슨 핑계를 대더라도 잘못된 만남”이라고 비판한 점을 언급한 것이다. 윤 후보는 당시 “이 후보와 문 대통령의 만남은 명백한 선거개입 행위”라며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지만 그런 관행은 정치 개혁 차원에서 사라져야 할 구태 정치”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달 6일 서울 염리동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오찬을 가진 뒤 취재진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 “그 문제(문 대통령과의 회동)는 아직까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만 답했다.

문 대통령의 현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에게 온전히 옮겨가지 않는 건 여권의 최대 고민이다. 여기에 국민 과반이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건 설상가상의 딜레마다. 윤 후보와 이 후보 지지율을 뒤집을 신의 한 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자칫 정권 교체가 현실화 될 경우 문 대통령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집권 세력을 5년만에 바꾼 지도자로 남게 된다. ‘국정농단 사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례 없이 유리한 상황에서 집권했기에 이는 더욱 뼈 아픈 결과다. 여권이 남은 4개월 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한층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국정농담(國政濃談)’은 행정·외교안보·정치 관련 ‘농도 짙은’ 현장 이야기와 현안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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