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제3지대 후보들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 창당준비위원장 등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힘을 합칠 여지는 어쨌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는 안 대표가 중도층의 대안 후보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한 종편 프로그램(MBN)에 출연해 “(심 후보, 김 위원장과) 기회가 되면 이야기를 서로 하면서 공통적인 정책이 있다면 정책 공조는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후보 단일화 형태까지는 아직 생각 안 해봤느냐’는 질문에 “지금 사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서로가 모르는 상태”라며 “정책 얘기를 해보면 서로 공통점이 있는 건지 아니면 생각이 전혀 다른 건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대선 완주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완주할 생각”이라며 “저를 위해서가 아니고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제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국가 운명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현재 제3지대 후보들 중 가장 안정적인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의뢰로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0명을 대상으로 대선 가상 대결을 실시한 결과 안 대표는 5.4%로 윤석열(44.4%)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재명(34.6%)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자신을 중도층이라고 밝힌 응답자들 중 8.1%가 안 대표를 지지했다. 심 후보(3.1%)와 김 위원장(2%)을 합친 수치보다 높다.
최근 안 대표는 AI 반도체 개발 업체, OTT플랫폼 기업 왓챠 등을 방문하며 전문가적인 면모를 보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학기술전문 대통령’을 자처하며 중도층의 현실적인 대안 후보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안 대표에게는 5% 내외의 단단한 핵심 지지층이 있다”라며 “결속력 낮은 반문(反文) 연대를 기반으로 하는 윤 후보에게 안 대표가 강경한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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