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초반 여론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지지층을 향해 댓글 등을 통한 여론 주도를 강조했고 국민의힘은 여론 조작을 막겠다며 댓글 조작 감지 프로그램 ‘크라켄’을 공개해 반격에 나섰다.
주말 동안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한 이 후보는 지난 12일 “언론 환경이 매우 나빠서 우린 잘못한 것이 없어도 잘못했을지 모른다는 소문으로 도배된다”며 “상대방은 엄청나게 나쁜 짓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넘어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은 뒤 “우리가 언론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알리고, 저들의 잘못을 카카오톡으로, 텔레그램으로, 댓글로, 커뮤니티에 열심히 써서 언론이 묵살하는 진실을 알려야 한다”며 “우리가 억울하게 왜곡된 정보들을 고치자”고 외쳤다. 지지자들에게 온라인 선거운동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이 후보는 14일에도 “요즘 되게 힘들다. 거대한 벽이 놓여있단 걸 절감한다”며 “기울어진 운동장 나쁜 언론환경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포털 댓글 조작 감지 프로그램 ‘크라켄’을 공개 시연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 후보 발언에 대해서도 “(이 후보가) 정치 행보를 시작하며 ‘손가락 혁명군’이라는 조작화된 여론 조작 방식으로 이득을 얻은 바 있다”며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전 지사가 드루킹 등으로 댓글 부대를 운용하려다 감옥에 가고 정부는 정통성에 큰 흠집이 생겼다”며 “(크라켄은) 여론 조작을 꿈도 꿀 수 없도록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 후보를 겨냥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댓글을 도배 하라는 지령”이라며 “이 후보에게 언론이 비우호적인 것이 아니라 민심이 비우호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드루킹 사건이 오버랩 된다”며 “김 전 지사가 징역형을 받은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이 후보의 발언이 제2, 제3 드루킹 사건을 초래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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