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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 속 치러진 ‘두번째 코로나 수능’…“제발 준비한 만큼만”

"'코로나 첫 수능' 지난해보단 준비 수월해"

연신 등 두들기며 응원…교문 밖 서성이기도

수험생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 시험장 입실

"긴장되진 않아…준비한 만큼 결과 나올 것"

버스중앙차로 이용해 수험생 태워 온 택시도

18일 오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서울 마포구 숭문고등학교 앞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시험장에 들여보내고 있다./심기문기자




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서울 마포구 숭문고등학교 정문 건너편에서 자녀들을 시험장에 들여보낸 학부모들이 자리를 뜨지 못한 채 학교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심기문기자


“아들! 잘 보고 와야 해. 긴장하지 말고 끝나면 전화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8일 아침 서울 마포구 숭문고등학교에서는 수험생들이 동이 트기 전부터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해가 뜨고 난 이후에는 입실하기 위해 수험표를 찾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부모들은 자녀가 혹시 수험표나 필기구를 두고 오지는 않았는지 연신 확인했다. 입실하기 직전에는 힘껏 자녀의 등을 두들겨주며 힘을 북돋았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수험장에 들어가고 나서도 한참이나 교문 밖을 서성였다. 학부모 정모(53) 씨는 “잘하고 오라고 얘기해줬다”며 “생각보다 담담해 시험 끝나고는 집에 알아서 오라고 했다”며 웃어보였지만 아들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서 1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다.

고3 수험생의 학부모 임정난(53) 씨는 “올해 코로나19로 학교를 가지 못했는데, 직장생활을 해야 해 잘 못 챙겨줬다”며 “집에서 혼자 밥을 챙겨먹고 공부를 열심히 해준 아들이 기특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크게 든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이 걱정되고 오히려 내가 긴장되지만 준비를 씩씩하게 잘 한 만큼 시험도 잘 치르고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수능’을 두 번째 준비한 학부모들은 생각보다 준비하기 수월했다고 입을 모았다. 학부모 40대 A 씨는 “재수생이라 지난해보다는 준비하기 훨씬 편했다”며 “지난해에는 모든 게 처음이라 당황스러운 부분도 많았는데 올해는 아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준비를 잘 해냈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김모(49) 씨도 “‘코로나 수능’이 두 번째라 마음이 많이 편하다”며 “올해 성적이 워낙 잘 나와 크게 걱정하지는 않고 시험을 치르는 동안 무탈하게 실수 없이 시험을 마치고 나오게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딸과 아들이 연년생인데 딸은 바로 옆 고등학교에서 수능을 치르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잔뜩 긴장하고 걱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학부모들과 달리 수험생들은 대부분 차분하게 시험장에 들어섰다. ‘수능 한파’가 없던 탓에 수험생들의 옷차림은 가벼웠다. 반바지를 입고 온 수험생도 있었다. 고3 수험생 B(18)군은 “준비를 잘 했다고 생각해서 막 긴장되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 C(18)군은 “별로 공부를 안 해서 떨리지는 않는다”며 “내년 수능을 제대로 볼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반면 고3 수험생 윤모(18)군은 “공부를 안 해서 안 떨릴 줄 알았는데 그래도 긴장된다”고 긴장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떠들썩한 응원전은 올해 수능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인근 교회에서 교인 두 명이 봉사를 나와 수험생들에게 응원 문구가 적힌 카드와 초콜릿을 나눠줬다.

예년의 ‘수험생 이송 대작전’도 이날 펼쳐졌다. 입실 종료 시간 직전인 오전 8시께부터는 수험생이 탄 차량이 나타날 때마다 교통 통제원들이 오가는 차량을 막은 채 수험생이 뛰어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줬다. 늦게 일어나 경찰 순찰차를 타고 온 학생도 있었다. ‘수험생이 늦었다고 해서 버스중앙차로를 이용해 데리고 왔다’고 한 택시기사는 교문 앞 교직원들에게 과태료를 안 낼 방법이 없냐고 문의하기도 했다.

이날 수능은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6개 시험지구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올해 수능에 응시하는 수험생은 총 50만 9,000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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