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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넘나든 양방언의 25년…"더 새로운 음악 도전"

[양방언 솔로 25주년 앨범 '라이트 앤 섀도' 발매]

베스트 라이브 음악 모은 'Light'

OST·신곡 담은 'Shadow'로 나눠

음악 경계 허문 양방언만의 매력 담아

"내가 하고 싶은 말과 생각 표현할 뿐"

솔로 데뷔 25주년 음반 ‘Light & Shadow’를 발매한 음악가 양방언/사진=PRM




크로스 오버 음악의 거장 양방언. 그의 장르엔 경계도, 한계도 없다. 제주 출신 아버지와 신의주 태생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대한민국 국적의 재일교포 2세에 의사에서 음악가로 진로를 튼 독특한 이력, 어느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그의 정체성 만큼이나 피아니스트와 작곡가, 음악 프로듀서를 오가며 악기와 국가, 장르를 넘나드는 ‘양방언 음악’은 분명 남들과 다르다. 다채로운, 그러나 선명한 자신만의 색으로 승부해 온 그가 솔로 활동 25주년을 기념하는 앨범 ‘라이트 앤 섀도(Light & Shadow)’로 돌아왔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다.

“‘열심히 해 왔다’ 보다는 ‘새로운 것을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25주년을 맞이합니다.” 양방언은 8일 서울 중구의 한 컨퍼런스 하우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25주년을 맞은 소감을 밝혔다. 일본에서 의대를 졸업한 그는 의사 생활 1년 만에 음악으로 진로를 바꿔 키보드 연주자, 작곡가, 사운드 프로듀서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다가 1996년 ‘더 게이트 오브 드림즈(The Gate of Dreams)’로 일본에서 솔로 데뷔했다. 당시 그는 일본 시장에서 중국 중앙 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완성한 프로그레시브 록 성향의 음악에 동서양의 악기를 자유롭게 녹여내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공식 주제가 ‘프런티어!’와 2013년 대통령 취임식 축하 공연 ‘아리랑 판타지’를 작곡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음악감독을 맡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솔로 데뷔 25주년 음반 ‘Light & Shadow’를 발매한 음악가 양방언/사진=PRM


‘빛과 그림자’라는 앨범 이름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겼다. ‘Light’에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라이브 음원을, ‘Shadow’에는 미발표곡을 포함한 영상 작품 음원, 그리고 오리지널 신작이 수록됐다. 양방언은 “‘Light’는 햇살이 비치는 음악을 의미한다”며 “라이브를 할 때마다 녹음을 하는데, 그중 내가 베스트라고 생각하는 곡을 모아 들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 파트에는 2017년 제주 뮤직 페스티벌, 2018년 세종문화회관, 2019년 도쿄 시나가와 교회, 2020년 도쿄 오디오테크니카 아스트로 스튜디오, 2021년 도쿄 한국 문화원에서 진행된 라이브 등이 다채롭게 담겼다. ‘Shadow’에서는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햇살 비치는 장소(무대)가 아닌, 주로 산에 위치한 양방언 자택 스튜디오에서 만든 곡들이다. 그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OST는 음악이 전면에 나오는 게 아니기에 그림자 같기도 하다”며 “이들이 그림자로만 남지 않도록 새롭게 녹음·편곡해 담았다”고 설명했다. 수록곡은 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 실감 영상관 배경음악과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모바일게임 ‘산해이문록’ OST 등이다.

솔로 데뷔 25주년 음반 ‘Light & Shadow’를 발매한 음악가 양방언/사진=PRM




사실 25주년 앨범은 전체를 신곡으로 채울 생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장기화함에 따라 오케스트라 녹음을 비롯한 해외 일정에 차질이 생겼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사유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콘셉트를 바꾸게 됐다. 양방언은 “한번 한 일은 안 돌아보는 성격인데, 이번엔 그동안의 라이브 음원을 모두 들어봤다”며 “라이브마다 다른 편성, 공연의 색깔이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장에서 자유롭게 연주할 수 없는 지금 돌아보니, 그때 그 시간이 더 새롭고 사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앨범에는 신곡도 한 곡 포함됐다. 타이틀 곡인 ‘미티어 ~ 노라(Meteor ~ Nora)’다. 투병 중인 지인(Nora)을 떠올리며 만든 이 곡엔 힘든 시기 사람들의 염원이 별똥별(Meteor)을 통해 이뤄지기를 바라는 그의 소망이 담겼다.

음악가 양방언이 8일 서울 중구의 한 컨퍼런스 하우스에서 열린 솔로 데뷔 25주년 앨범 발매 기자 간담회에서 수록곡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PRM


특정 단어로 규정할 수 없는 아티스트의 음악에 누군가는 ‘크로스 오버’라는 수식어를, 또 누구는 ‘뉴에이지’, ‘네오 클래식’ 같은 단어를 들이댄다. 정체가 무엇이냐 묻는 사람들을 향해 그는 말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 생각을 표현하고 싶을 뿐”이라고. “솔로 데뷔 전에 프로듀서로 활동했는데, 그땐 히트곡을 만들기 위한 작업만 많이 했어요.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닌데, 내가 하는 음악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그때부터 전하고픈 말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고민한 것 같아요.” 새로운 것, 남들과 다른 무엇을 할 때 따라붙는 편견이 불편한 시기도 지났다. 그는 “오히려 ‘내가 남들과 다른 음악을 하고 있구나’ 하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기도 해 나쁘지는 않더라”며 “그림자 없는 음악도, 인생도 없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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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저부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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