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이메일보내기

사회사회일반
[단독] 수치로 드러난 '코로나 블루'...정신적 문제 극단선택 10년來 최다

작년 정신적 문제 자살 4,905명

거리두기 영향 우울증 환자 늘고

10~30대 젊은층 고위험자 증가

조기발견·예방 시스템 구축 필요

/이미지투데이




지난해 정신적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 자살한 사람이 최근 10년 새 가장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이른바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와 젊은 세대의 자살률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블루가 자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구체적인 수치로 입증된 첫 사례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일 경찰청 ‘2020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정신적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은 총 4,905명이었다.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많은 수치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정신적 문제로 인한 자살자가 적게는 3,861명(2012년)에서 많게는 4,773명(2011년) 사이를 오갔다.

전체 자살 중 정신적 문제에서 비롯된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8.4%로 10년간 최대치였다. 2011~2020년 평균 비중(31.9%)보다 6.5%포인트 많다. 경찰청 통계는 자살을 원인별로 분류한 전국 유일의 자료로 보건복지부·통계청 등 유관 기관의 분석에 활용된다.

정신적 문제로 인한 자살 비중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전체 자살(1만 2,776건)이 2019년(1만 3,367건)에 비해 줄어든 반면 정신적 문제로 인한 자살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다양한 경제·사회적 변화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한지현 건국대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교수는 “자살의 원인은 복합적이기 때문에 하나로 단정 지어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상황이 악화된 사람들이 많은 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기본적인 생활 제약이 따르면서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으로 진료 받은 사람은 83만 1,830명으로 201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인원(126만 9,756명)도 2019년(87만 8,890명)에 비해 44.5% 증가했다. 2020년부터 널리 퍼진 ‘코로나 블루’가 정신적 문제로 인한 자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전체 연령대의 자살률은 2019년에 비해 4.4% 감소했다. 반면 10~30대의 자살률은 전년대비 각각 9.4%, 12.8%, 0.7% 늘었다./통계청 2020년 사망원인 통계


특히 젊은 세대에서 정신적 문제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경향을 보면 10~30대는 정신 건강 문제, 40~50대는 경제적 문제, 노인은 건강 문제에서 위기가 시작돼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지난해 연령별 자살률을 보면 청년은 늘고 중장년은 줄었다”고 말했다. 젊은 층의 자살률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정신적 문제로 인한 자살도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학계에서는 젊은 세대가 과열된 경쟁 분위기 때문에 과도한 스트레스에 내몰렸고 그 결과 우울증 등의 정신 질환도 많이 앓게 됐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와 취약 계층 등 고위험자를 대상으로 한 선택적 예방에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백 교수는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들을 사회가 어떻게 빨리 발견하고 도움을 주느냐가 관건”이라며 “예컨대 실업급여 수령이나 개인 파산 신청을 하러 왔을 때 정신 건강을 같이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정신 건강 서비스와 경제적 지원을 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자살 통계를 수집하는 체계를 세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백 교수는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검시관 제도가 발달하지 않아서 경찰이 유서와 주변인 진술 등을 종합해 주요한 원인을 고르는 방식으로 자살 원인 통계가 작성되고 있다”며 “더 전문적인 검시 제도가 도입되면 자살 원인을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부족하고 취약한 부분을 발견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이종환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발행 ·편집인 : 이종환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