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이어져왔던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의 무노조 경영이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뉴욕주의 한 매장에서 진행된 노조 결성 투표가 찬성으로 가결됐기 때문이다.
9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스타벅스 매장 근로자들의 노조 결성 찬반 투표 결과가 찬성 19명, 반대 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NLRB가 투표 결과를 승인하면 미국 내 스타벅스 직영점 9,000곳 가운데 처음으로 노조가 생긴다.
투표 결과에 따라 이 매장 근로자들은 산별노조인 북미서비스노조(SEIU) 지부에 가입하게 된다.
버펄로의 노조 사무실에서 줌 화면을 통해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노동자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서로를 껴안으며 승리를 자축했다고 AP는 전했다
함께 노조 설립을 추진한 버펄로의 다른 매장 2곳 중 1곳에서는 찬성 8명, 반대 12명으로 노조 결성이 좌절됐다. 나머지 1곳에서의 개표 작업은 진행 중이다.
이들 외에 버펄로의 또 다른 스타벅스 매장 3곳과 애리조나주 메사의 매장 1곳이 최근 노조 찬반 투표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노조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큰 상황인 것이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노조 설립에 나선 배경에는 인력 부족과 불충분한 교육 등 근로 여건에 대한 불만 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의 여파로 모바일 주문이 급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지난달 스타벅스가 연휴 시즌 음료를 출시하면서 무료로 텀블러를 나눠주자 모바일 주문이 몰려 직원들이 해당 주문을 처리하는 데 40분씩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를 기다리지 못한 고객들이 남기고 간 음료수도 최소 30잔을 버려야 했다고 버펄로 매장의 바리스타 제임스 스크레타는 말했다.
바리스타들은 모바일로 들어오는 시간당 주문량을 제한할 수가 없고 개별 매장 차원에서 모바일 주문의 접수 자체를 일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다만 그렇게 하려면 매니저가 이를 허가하고 본사가 최종 승인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고객들의 주문은 인근 매장들로 돌려지기 때문에 인근 매장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고 바리스타들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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