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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 '킹메이커' 설경구X이선균, 정치 의도 빼고 던진 도덕적 딜레마 물음표(종합)

13일 오후 진행된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 언론시사회에 변성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경구, 이선균이 참석했다.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배우 설경구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제작진이 다시 뭉쳤다. 이번에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정치물에 도전했다. 단순히 정치적인 배경을 그리는 것이 아닌,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도덕적 딜레마에 물음표를 던진다는 포부다. 대선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개봉하게 된 부담도 영화적인 매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영화 '킹메이커'가 관객들을 이끌지 관심을 모은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변성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경구, 이선균이 함께했다.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존재도, 이름도 숨긴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제70회 칸 국제 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는 등 국내외 언론의 극찬을 받은 영화 '불한당'의 변성현 감독과 주요 제작진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변 감독은 '킹메이커'를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읽다가 단 몇 줄에 쓰인 한 남자에게 호기심을 가졌다. '선거의 귀재'라는 표현이 있을 뿐이고, 영화적인 상상력을 더하기 좋게 정보가 많이 없었다"며 "이분에 대해 찾아보니 야사로 불리는 썰 위주의 구전된 이야기가 많더라. 자료를 모으면서 상상력을 섞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 조사는 대부분 혼자 했다. 이후 연출부 팀원들이 내가 놓친 자료를 보충해 주면서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변 감독은 정치적인 시대 배경 대신 도덕적인 딜레마를 다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늘 고민했던 물음이 있었다. 내가 올바르다고 믿는 목적을 위해 올바르지 않는 수단이 정당화될 수 있느냐였다"며 "또 그게 정당화될 수 있다면, 어느 선까지가 적정한가라는 딜레마다. 정치와 시대는 이 질문을 던지기 위한 소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질문은 정치뿐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삶 속에 녹아드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변 감독은 연출 포인트 중 연기에 가장 신경 썼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 미술, 시나리오 등 모든 부분에서 신경을 썼으나 가장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배우들의 연기"라며 "'킹메이커'가 스타일리시한 영화로 홍보돼 조금 부담스럽다"고 했다. '킹메이커'의 김운범과 서창대는 빛과 그림자로 표현된다. 변 감독은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그는 "조명이나 미술로 많이 표현했다. 어떤 의미로는 빛보다 그림자에 집중하고 싶어서 빛을 더 대상화해 밝기를 극대화했다"며 "때문에 김운범이 커 보여야 했고, 설경구에게 체중 증량을 주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킹메이커'는 설경구, 이선균 등 굵직한 배우들이 출연해 중심을 잡았다. 변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설경구에게 '불한당' 이전부터 '킹메이커'의 시나리오를 줬다. 다시 같이 하게 돼 영광"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후 서창대 캐스팅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어느 날 설경구가 전화를 해서 '이선균이 어떠냐'고 묻더라"며 "'정말 좋다'고 답했는데, 운명처럼 이선균과 함께하게 됐다"고 기뻐했다.



배우 설경구, 이선균, 변성현 감독(좌측부터)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킹메이커'는 실존 인물인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삼으며 정치적 상황을 그린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개봉하게 된 것. 이들은 정치적 의도 없이 개봉일을 잡은 거라고 입을 모았다. 변 감독은 "코로나19 시기에 영화 개봉이 밀리다가 위드 코로나 시기가 되면서 개봉 날짜가 잡힌 거다. 개봉 시기는 의도한 게 아니"라며 "그렇다고 부담이 안 되는 건 아니다. 장르 영화나 상업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설경구는 "영화를 만들면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이 영화에 참여한 이유는 '불한당'에서 변성현 감독과 작업했던 믿음이 컸기 때문"이라며 "외피는 정치 이야기라 부담스럽지만, 관객들마다 의미를 가지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선균은 "고증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 정치와 선거를 다뤘지만, 시대적 변화와 인간관계의 변화를 다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삼은 김운범 역을 맡았다. 김운범은 정치적인 신념을 지키기 위해 애쓰면서 공작을 기피하는 인물이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면서 부담이 컸다고. 그는 "우리나라의 위인 같은 분을 연기하게 됐는데, 그대로 모사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그분의 존재를 무시할 순 없어서 중간점을 찾으려고 했다"며 "최대한 그분의 느낌을 덜어내려고 노력한 것 같다. 내가 만든 인물이 단지 김운범이라고 생각해 대본 자체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전라도 사투리로 대본을 연습했는데, 변 감독이 이 부분도 걷어내자고 하더라"며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배역 이름 자체가 김대중이었다. 이것도 부담스러워서 이름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설경구는 김운범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해석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입체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김운범은 리더로서 끊임없이 실패하면서도 계속 도전해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강한 의지가 있다"며 "반면 참모진들과 함께할 때는 인간적인 면도 있고, 어쩔 때는 차갑다. 이런 여러 가지 면들이 잘 보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했다.

이선균은 김운범을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서창대 역을 맡았다. 이런 서창대의 욕심이 김운범의 신념과 부딪혀 갈등을 빚는다. 이선균은 "다른 실존 인물들에 비해 서창대는 정보가 많이 없는 캐릭터였다. 감독님과 의견도 많이 내고 상상력을 더하면서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사람이 왜 앞에 나서지 못하고 그림자 역할로만 있어야 되는가라는 당위성을 생각했다. 출생 제한 때문에 앞에 나서지 못하는데 자신의 능력은 과시한다"며 "이런 게 부딪히면서 고뇌하는 인물이다. 여러 가지 환경적인 부분을 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이번 작품을 통해 설경구와 호흡을 맞춰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설경구는 롤 모델 같은 분이다. 실제 서창대가 김운범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며 "호흡을 맞출 때는 듬직한 큰 형 같은 느낌이 들더라. 내가 어떤 걸 표현해도 다 포용해 주는 분"이라고 칭찬했다.

한편 '킹메이커'는 오는 29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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