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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콩쿠르 1위에만 열올려…전문 연주자 활동 기반부터 다져야"

[서경이 만난 사람] 김대진 한예종 총장

■진정한 클래식 강국 되려면

해외서 찬사·수상 낭보 잇따르지만

그에 상응하는 지원·시스템은 열악

세계 음악계에 대한 기여도 고민 필요

김대진 한예종 총장이 한예종 석관동 캠퍼스의 총장 집무실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피아노 앞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오승현 기자




김대진 한국종합예술학교 총장은 피아니스트 손열음·김선욱·박재홍 등 해외 유명 콩쿠르에서 우승한 세계적인 연주자를 키워낸 교육자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콩쿠르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다소 의외다. 하나는 ‘언론에서 콩쿠르 1등 기사를 안 쓰면 어떨까’ 하는 것, 또 하나는 ‘국내 모든 선생님들이 협정을 맺고 1~2년간 학생들을 콩쿠르에 내보내지 않으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물론 실현 불가능한 상상이지만 콩쿠르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과 이를 지켜보는 스승의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외 콩쿠르에서 쏟아지는 국내 연주자들의 낭보에 한국이 ‘클래식 강국’으로 평가되는 것에 대해 김 총장은 “한국은 클래식 강국이라기보다 클래식 ‘교육’ 강국”이라고 고쳐 말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잘하는데 어른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했다. 뛰어난 인재 배출에 상응하는 지원과 인식 등 사회 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하는 말이다. 그는 “실력 있는 젊은이들이 전문 연주자로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보니 콩쿠르에 열을 올리고 연주를 계속 하기 위해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후원 대상이 개별 연주자가 아닌 ‘예술’이기에 기획사나 공연장 등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전개된다”며 “반면 한국은 소수의 특정인을 대상으로 후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문 연주자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기반을 다지지 않은 채 “아이들이 상 타오는 것만 지켜보는” 지금의 불균형이 이어진다면 한국 클래식의 위상도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총장의 생각이다. 또한 클래식 교육 혹은 클래식 인재 강국에서 진정한 클래식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세계시장에서 한국 음악계의 역할도 제고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우리 아티스트들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외와의 활발한 교류나 세계 음악에 대한 기여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과거에는 콩쿠르 입상을 통해 한국의 음악 수준을 세계에 증명해야 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세계 음악계에 기여하고 참여할지를 고민해서 클래식 강국으로 자리 잡아야 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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