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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팬데믹보다 무서운 인포데믹

■안경진 바이오IT부 기자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전환과 함께 부풀었던 일상 회복의 꿈이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불과 47일 만에 누적 사망자 1,607명, 누적 확진자 17만 1,803명이란 상처만 남긴 채 강력한 거리 두기로 ‘유턴’했다. 방역 당국과 국민 간 신뢰 관계에는 돌이키기 힘든 균열이 생겼다. 정부가 오락가락하면서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혼란을 틈타 ‘가짜 뉴스’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쓰이는 면봉에 중금속 물질이 달라붙어 있다’거나 ‘백신 배양액 속에서 미생물 확인체들이 다량 발견됐다’는 등의 주장이 대표적이다. 자신을 의사·간호사·치과의사 등 현직 의료인이라고 밝힌 이들이 코로나19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문제 삼는 영상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총 다섯 차례의 콘퍼런스를 열어 인포데믹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인포데믹은 ‘정보’와 ‘전염병’의 합성어로 잘못된 정보나 악성 루머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잘못된 정보에 현혹돼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백신 속 미생물 발견을 주장한 산부인과 의사 회원을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예고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이유다.

다시 멈춘 2주는 의료 체계를 재정비하고 일상 회복의 역량을 다져야 할 더없이 중요한 시기다. 잘못된 정보들로 혼란을 야기하는 일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상처 받은 국민들을 거짓 정보로부터 구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전문가 단체가 투명한 소통과 신뢰 회복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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