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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1984





1984년 전체주의 가상 국가인 오세아니아의 런던. 당은 허구적인 인물인 ‘빅브러더(Big Brother)’를 내세워 독재 권력을 극대화한다. 집집마다 쌍방향 송수신이 가능한 텔레스크린을 설치해 사생활을 감시한다. 정당성 확보와 사상적 통제를 위해 끊임없이 과거도 날조한다. 존재하지도 않은 반역자를 내세워 증오심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인간의 기본적인 성욕까지 통제하려 든다. 윈스턴 스미스는 이런 압제 체제에 반발해 지하 단체에 가입하고 당의 전복을 기도한다. 하지만 체포돼 모진 고문과 세뇌를 받은 끝에 연인마저 배반하고 빅브러더를 사랑하게 된다. 영국인 작가 조지 오웰이 폐결핵과 싸우다 죽기 1년 전에 내놓은 소설 ‘1984’가 그린 끔찍한 디스토피아의 세계다.

오웰은 1903년 인도에서 영국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본국의 사립 명문 이튼학교를 졸업한 뒤 미얀마(버마)에서 경찰로 근무하다 제국주의에 혐오를 느껴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42세가 되던 1945년에 정치 우화 ‘동물농장’을 펴내 큰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그해 아내를 잃고 자신의 지병인 폐결핵도 악화돼 요양과 입원을 거듭했다. 고통과 불행 속에 4년 뒤 내놓은 ‘1984’는 전체주의 권력의 생리에 대해 필사적인 경고를 담은 셈이다. 두 작품의 소재는 대부분 당이 개인의 사상과 행동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스탈린주의 치하의 소련에서 가져왔다. 제목은 오웰이 집필 당시였던 1948년의 뒷부분 숫자 2개를 바꿔 만들었다고 한다.



출범 1년을 앞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그동안 수사 과정에서 무차별적으로 벌인 언론인·정치인 통신 조회 대상이 230 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황제 조사’와 ‘이성윤 공소장 유출’ 의혹과 관련된 기자 3명에 대해서는 통신 영장을 발부받아 통화 내용과 메시지 착·발신 내역까지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이 ‘검찰 개혁’을 하겠다며 밀어붙였던 공수처가 설립 취지와 달리 ‘공포의 정권수호처’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없애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빅브러더’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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