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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억…애플, 자사주 뿌려 인재 지킨다

최근 100여명 메타로 이직하자

칩설계·SW 등 엔지니어에 지급

부서마다 10~20% 인원에 혜택

AI·VR 등 미래 사업 수성 총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핵심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해 1인당 최대 18만 달러(약 2억 1,300만 원)에 달하는 자사주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시스템온칩(SoC) 설계를 비롯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인공지능(AI) 등 주력 및 미래 성장 사업에서 능력 있는 엔지니어를 놓치지 않으려는 일종의 인센티브이자 고육책인 셈이다. 천하의 애플도 인재를 경쟁사에 빼앗길 만큼 테크 기업 간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칩설계·하드웨어·소프트웨어 부문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자사주 지급에 들어갔다. 대상은 책임자의 판단으로 올해 성과가 좋았던 엔지니어다. 보너스를 받게 된 엔지니어는 해당 부서의 10~2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중 상당수는 8만~12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받는다. 한화로 치면 대략 1억 원 전후 규모다. 관리자급이 받는 연간 스톡그랜트(자사주 무상 지급)와 비슷한 수준이라 받게 된 직원들도 깜짝 놀랐다는 설명이다.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자사주 규모가 18만 달러에 이른다. 대신 이 보너스는 즉시 받을 수 없고 4년에 걸쳐 동일한 비율로 지급된다. ‘최소 4년은 회사에 머물러 달라’는 메시지가 담긴 셈이다.

통상적으로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는 애플이 전례 없는 자사주 보너스 카드를 꺼내든 데는 실리콘밸리 안팎에서 벌어지는 인력 쟁탈전이 큰 영향을 미쳤다. 빅테크 기업에서도 높은 스톡옵션을 받고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특히 신사업 영역에서의 기존 빅테크 간 경쟁도 치열하다. 이 와중에 가장 큰 위협으로 다가온 곳은 지난 10월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선언한 메타(옛 페이스북)다. 메타는 최근 애플 인력을 대거 빨아들이고 있다. 주로 AR·VR·AI·소프트웨어·하드웨어엔지니어링 부문 인재들이 대상이며 최근 몇 달간 메타로 옮겨간 엔지니어만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애플은 내년 중 메타의 오큘러스에 대항하는 AR·VR 헤드셋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품 개발 막바지 단계에서 인력 이탈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애플은 메타버스 인력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인 ‘애플카 프로젝트’의 중추 인력도 잃었다. 9월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더그 필드가 포드로 이직한 데 이어 프로젝트 초창기부터 몸 담았던 데이브 스콧, 제이미 웨이도, 데이브 로젠탈, 벤저민 리언 등 핵심 인력들도 항공택시 분야 스타트업으로 옮겨간 바 있다. SoC 설계 인력과 관련해서는 2019년 제럴드 윌리엄스, 마누 굴라티, 존 브루노 등 베테랑이 애플을 떠나 누비아를 창업하기도 했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들은 애플이 업계 최고 실력자들을 스타트업이나 경쟁사에 대거 빼앗겨 칩 설계 분야의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평가마저 내놓았다.

물론 애플이 넋을 놓고 있지는 않다. 최근 애플은 메타에서 메타버스 부문을 총괄하는 리얼리티랩의 커뮤니케이션 총괄 안드레아 슈베르트를 영입하는 등 경쟁사에서 핵심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데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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