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새해 첫 날부터 자국 헌법을 개정하겠다는 의지를 뚜렷하게 드러냈다.
기시다 총리는 1일 연두 소감에서 코로나19 대책과 경제 및 외교 정책 등을 언급한 뒤 “자민당 창당 이래 당시(黨是·당의 기본 방침)인 헌법 개정도 올해의 큰 테마”라고 규정했다. 그는 “국회에서 논쟁이 깊어짐과 동시에 국민적 논의도 환기해 나가겠다”며 개헌 관련 논의 진전에 의욕을 보였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작년 초 연두 소감에서 개헌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재작년 연두 소감에서 새해 주요 국정 과제로 개헌을 제시했다. 집권 자민당은 2차 아베 정권(2012년12월~2020년 9월) 때부터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 조항을 추가하고 긴급사태 조항 등도 신설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해왔지만, 야당이 반대하고 연립 여당인 공명당도 신중한 자세를 보여 속도를 내지 못했다.
작년 10월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이날 연두 소감에서 “올해는 본격적으로 정상외교를 시작하는 해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편적 가치 중시, 지구적 규모의 과제 해결을 위한 노력,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단호히 지켜내는 대처 등을 3대 골자로 한 신시대 리얼리즘 외교를 기치로 내세웠다.
기시다 총리는 국제 정세의 엄중함을 근거로 “외교·안전보장의 능숙한 조율과 안정 정권 확립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정 정권 확립은 올해 7월 참의원 선거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또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부터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새로운 자본주의’의 실현을 언급하면서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에 의한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의 일본 내 확산에 대해서는 “최악을 상정해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면서 3차 백신 접종의 간격을 단축하고 먹는 치료제를 보급하는 등 필요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