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 달 4일 개막해 20일까지 17일간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는 92개 안팎의 나라가 참가해 총 109개 금메달을 다툰다. 스키와 빙상에 각각 55개, 2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고 바이애슬론에 11개, 봅슬레이에 6개, 루지 4개, 컬링 3개, 아이스하키 2개 순이다.
지난 2008년에 하계올림픽을 열었던 중국 베이징은 전 세계에서 동·하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유일한 도시가 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다 주요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 흐름 속에 올림픽을 앞둔 분위기는 꽁꽁 얼어붙었다. 하지만 생애 최고의 무대를 준비하는 세계적인 스타들의 포부는 뜨겁기만 하다.
피겨 스케이팅 남녀 싱글의 하뉴 유즈루(27·일본)와 카밀라 발리예바(15·러시아)는 각각 올림픽 3연패와 세계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하뉴는 최근 올림픽 출전권을 딴 일본선수권에서 네 바퀴 반을 도는 쿼드러플 악셀 점프에 도전했다. 피겨 역사상 누구도 실전에서 성공한 적 없는 초고난도 점프를 가장 큰 무대에서 해내려 한다.
발리예바는 ‘신기록 제조기’다. 최근 대표 선발전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세계 기록을 뛰어넘어 총점 283.48을 찍었다. 다만 국내 대회라 비공인으로 남았다. 공인 세계 기록은 272.71점. 워낙 압도적인 1강이라 금메달 획득 여부보다 공인 기록 경신에 더 관심이 쏠린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남녀 스타 숀 화이트(35·미국)와 교포 선수 클로이 김(21·미국)도 대관식 재연을 노린다. 화이트는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 2018 평창에서 금메달을 따고 2014 소치에서는 4위를 차지한 스노보드 황제다. 2017년 훈련 중 얼굴을 다쳐 62바늘이나 꿰매는 트라우마를 딛고 다시 정상에 섰다. 베이징에서 네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려 한다. 평창에서 17세 9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금메달을 딴 클로이 김은 2연패 도전이다.
미케일라 시프린(26·미국)이 코로나19를 이기고 최고 스타 지위를 지켜낼지도 관심사다. 2021~2022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세 차례 우승해 현재 여자부 종합 1위를 달리는 시프린은 2014 소치 회전, 2018 평창 대회전 금메달리스트다.
2021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 4관왕의 스투룰라 홀름 레그레이(24·노르웨이), 봅슬레이 평창 대회 2관왕의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31·독일), 월드컵·세계선수권·올림픽 최연소 우승의 크로스컨트리 요한네스 회스플로트 클레보(25·노르웨이)도 눈 뗄 수 없는 스타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살아 있는 전설’ 이레인 뷔스트(35·네덜란드)가 5개 대회 메달 획득이라는 올림픽 최초 기록을 겨냥한다. 뷔스트는 2006 토리노 대회부터 2018 평창까지 네 차례 올림픽에서 총 11개 메달을 수집했다.
평창에서 이상화(은퇴)와 뜨거운 경쟁을 펼쳤던 일본의 여자 단거리 간판 고다이라 나오(35)도 나온다. 500m 세계 랭킹 3위, 1,000m 세계 2위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어 올림픽 2연패 기대가 크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소속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아이스하키 종목은 물론 대회 전체 흥행에도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국은 금메달 1~2개로 종합 15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홈 이점을 앞세운 평창에서 금메달 5개, 2014 소치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낸 기록을 돌아보면 아주 보수적인 목표치다.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총 31개 중 24개)을 책임진 쇼트트랙이 여자 간판 심석희(25)의 동료 욕설·비하 논란 등으로 휘청대는 영향이 크다. 최민정(24·성남시청)이 여자 1,000m와 1,500m 금메달 후보이며 남자부는 황대헌(23·한국체대)이 에이스다. 설상에서는 올 시즌 월드컵에서 종합 1위를 달리는 이상호(27·하이원)가 ‘믿을맨’이다. 평창 대회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 대회전 은메달리스트인 그는 당시 0.43초 차로 오르지 못했던 금메달 시상대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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