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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저평가는 위험하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그래도 결국 투자할 곳은 미국인가? 월가에서는 미국을 저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 시간) 새해 첫 날의 미국 증시는 애플이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 3조 달러를 찍고 테슬라가 4분기 좋은 실적을 내면서 무려 13.5%나 폭등했습니다. 나스닥은 1.2% 상승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도 0.6% 넘게 올랐는데요.

애플과 테슬라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금리인상과 함께 긴축이 예상돼 있지만 혁신기업들의 길은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데요.

미국 경제와 증시에 대한 평가도 비슷합니다. 벤 칼슨 루트홀츠 웰스매니지먼트 디렉터는 “미국을 저평가하는 데 따른 위험은 오롯이 당신이 져야 한다”고 했는데요. 새해 첫 거래일인 만큼 오늘은 시장에 관한 전반적인 얘기와 함께 금리인상 전망에 관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전은 미국의 DNA”…애플 장기투자했다면?


미국에 있으면서 듣는 말 가운데 하나는 미국인들은 극복과 진전에 상당한 가치를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도 이런 느낌을 많이 받는데요. 9·11 테러 이후에도 최대한 빨리 상황을 수습해 주식거래를 시작하고 오미크론 변이에 코로나 환자가 급증해도 “뉴욕이 코로나보다 강하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며 신년 행사를 추진합니다. 한국서는 이해가 어렵지만 각종 총기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애도하고 잊지 않지 않으면서도 과거에 얽매이지는 않습니다.

이를 시장과 연계하면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창업자는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라며 이는 미국의 DNA라고 설명합니다. 항상 진보하고 앞으로 나간다는 말인데요. 왜 이말을 꺼내느냐하면 미국 투자자들 중에서는 이같은 마인드를 가진 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경제와 시장이 발전하고 커나간다는 전제 아래 투자를 해나가는 이들 말이죠.

한국과는 분위기가 꽤 다릅니다. 기본 전제(진전·Progress)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되면 왜 미국에는 강세론자들이 이렇게 많고 항상 오를 것이라고 하는 이들이 나오는지 이해가 됩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데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진전을 믿는다면 장기 투자를 하는 이들도 그만큼 많을 것이기 때문이죠.

벤 칼슨 루트홀츠 웰스 매니지먼트 디렉터. /루트홀츠 웰스 매니지먼트


벤 칼슨 디렉터는 “지난해 경기가 침체됐을 때 GDP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1920년 이후 19번째로 그 중 9번은 전쟁과 대공황이었다. 하지만 1920년 6,700억 달러였던 GDP는 지난해 21조4,300억 달러로 30배 늘었다”며 “지난 2008년 10월 워렌 버핏은 자신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2009년 3월 증시가 바닥을 치기 전으로 그때만 해도 30% 이상 떨어진 상태여서 너무 이른 시기였지만 이후 600% 가까이 상승했다. 장기적으로 멋진 결정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전이 우리 DNA에 있다”고 강조했죠.

어쨌든 이런 상황은 미국의 큰 손뿐만 아니라 주요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미국 증시에 투자를 이어 나갈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비중은 줄어들거나 늘 수 있고, 변동이 생길 수 있지만요.

오늘 애플과 테슬라의 주가 움직임, 또 오미크론 변이에도 계속해서 오르는 미국 증시를 보면 기본적으로 진전에 대한 부분을 깊이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미크론 피크는 2주 내…미국민 순자산 증가(110조→137조달러)에 투자도 소비도 이어진다


하나 따져볼 것은 미국 경제의 진전과 함께 가계의 자산도 늘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정부의 돈풀기에 좀더 빠르게 증가했는데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분기 기준 미국 가계의 순자산은 약 110조 달러였는데 이것이 지난해 3분기 137조 달러로 27조 달러가량 급증했다고 합니다. 상위 1%는 29.8% 늘었고 90~99%는 20.8%, 50~90%는 20.6% 증가했다고 하네요. 하위 50%는 74.0% 불어났는데 이는 아무래도 기존에 갖고 있던 자산규모가 작기 때문에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졌다는 치명적 문제가 있긴 합니다. 좀 더 뜯어보면 상위와 정부로부터 부 이전을 받은 하위계층의 자산이 크게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중산층이 자산이 적게 늘어난 측면이 있는데요. 어쨌든 전체적으로 갖고 있는 돈이 늘어난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데요.

2022년 신년 맞이 '볼 드롭' 행사에 모인 미국인들.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이를 뜷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미국인들에게는 많다. 리스크보다 도전을 중시하는 정신을 스스로도 강조하는데, 이같은 낙관론이 투자자들의 기저에 자리잡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산이 커졌다는 것은 추가적으로 증시에 투자를 하거나 소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주요 투자은행(IB)이 올 1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기는 했지만 여전히 견고한 성장세와 함께 증시도 괜찮을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데요. 톰 하인린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우리는 여전히 향후 1년의 기간에 대해 어느 정도 낙관적 전망을 갖고 있으며 굳건한 경제와 기업 이익이 최소한 상반기에는 증시를 떠받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오미크론이 변수이긴 합니다. 하지만 ‘3분 월스트리트’에서 줄기차게 말씀드리듯 수십 만 명의 확진자에도 미국에서는 락다운(폐쇄) 가능성은 사실상 없으며, 오미크론도 앞으로 몇 주 안에 피크를 맞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데요. 스콧 고틀립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오미크론은 아주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은 매우 빨리 움직인다”며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는 앞으로 2주 안에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상반기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하반기는 우려”…“3월 금리인상 가능성에도 시장은 딴판”


그렇다고 미국 경제와 증시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1년 내내 순항할 것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1차로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금리인상이 큰 리스크인데요. 앞서 인용한 톰 하인린 US뱅크 투자 전략가의 말처럼 상반기는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금리 인상과 함께 대차대조표 축소 얘기가 나올 하반기는 리스크가 확연히 커집니다.

리즈 영 SoFi의 투자전략 헤드는 “지난 변이(델타)를 보면 공급에 영향을 주고 수요에는 영향이 없다”며 “이는 인플레가 올 상반기 내내 우리 곁에 있을 것이라는 뜻이며 연준이 움직여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의 연준. 미 증시가 상반기는 괜찮을지 모르나 하반기부터는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AFP연합뉴스


실제 월가에서는 3월 금리인상 얘기가 계속해서 흘러나옵니다. 이제는 올 중순에서 봄으로 당겨지는 모습인데요. 짐 폴슨 로이홀츠 그룹 수석 투자전략가는 3월에 첫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는데 0.25%포인트 수준의 인상을 점치고 있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선물시장은 연준의 3월 인상 확률을 약 60%로 보고 있고 연말까지 추가로 2회 더 인상할 가능성을 61%로 점치고 있는데요. 폴슨 로이홀츠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 경제는 금리인상을 견딜 수 있다고 보지만 계속되는 금리인상에 하반기에 시장에 조정이 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실제 탄탄한 경제에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은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올해 시장은 일부 역풍을 맞을 수 있지만 경제는 꽤 잘 될 것으로 본다”고 했고 리사 샬렛 모건 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시장은 더 큰 돌풍을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결과적으로 금리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 전후 상황이 중요하겠습니다. 참고로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해서는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가 올 가을을, 씨티그룹은 내년 1분기부터 축소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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