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서울시가 도심 주택 공급 사업인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선정하기 위한 ‘정량 평가’ 기준을 처음으로 마련해 2차 공모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주차난이 심각한 구역에는 가점을, 신축 주택의 비중이 높은 구역에는 감점을 부여하는 등 점수화해 재개발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4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진행 중인 공공재개발 2차 공모부터 정량 평가를 거쳐 후보지를 선정한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에 대한 객관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성 평가만으로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선정하면서 사업 가능성에 대한 예측을 더 어렵게 한 측면이 있었다”며 “2차 공모부터는 정량 평가 항목을 토대로 구역별 현황을 객관화하게 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정비사업에 참여해 낙후지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도심 내 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사업이다. 용적률을 법정 한도의 120%까지 상향하고 인·허가 간소화,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 등 각종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하지만 앞서 지난 2020년 9월 실시한 공공재개발 1차 공모에서는 노후도 등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충족한 구역에 대해 정량화한 지표 없이 국토부·서울시의 정성 평가만으로 후보지를 선정해 탈락·보류 구역들로부터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샀다.
정량 평가는 최대 100점인 기본 점수에서 많게는 20점을 감점하거나 10점을 가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본 점수 항목은 △노후 동 수(40) △노후 연면적(15) △과소 필지(15) △접도율(15) △호수 밀도(15) 등 다섯 가지로 구성된다. 30년 이상 된 노후 건물 동 수가 전체의 66.7%인 경우 20점, 80% 이상이면 40점 만점을 받는다. 나머지 항목들은 각 평가 기준에 따라 5~15점을 배점한다.
감점 항목은 △반대 동의율 △사용 비용 보조 △구역 면적 △신축 현황 등 네 가지이며 항목별로 최대 5점을 감점한다. 전체 소유주 중 30%가 반대하거나 신축 허가된 다세대·연립주택 비율이 25% 이상이면 기본 점수에서 5점을 뺀다. 민간 재개발 등 기존 사업을 추진하면서 발생한 매몰 비용(사용 비용)이 10억 원 이상이거나 구역 면적이 15만㎡ 이상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재해위험지역이거나 주차난이 심각한 지역은 최대 10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다. 해당 구역이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른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에 50% 이상 포함되고 공공재개발에 따른 개선 효과를 구청장에게 인정받으면 5점을 추가할 수 있다. 가구당 주차 대수가 0.25대 이하인 경우에도 5점의 가점이 부여된다.
공공재개발 2차 공모 접수는 오는 2월 28일까지 진행된다. 각 자치구는 공모 접수된 구역별로 평가 항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3월 중 우선순위에 따라 4개 구역을 서울시에 후보지로 추천한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합동 선정위원회를 열고 추천받은 구역별 평가를 중심으로 정비 시급성과 사업 추진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 후보지 18곳(1만 8,000가구) 내외를 4~5월 최종 선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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