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5일 중국 측에 편지를 보내 다음 달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다. 베이징 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과 종전선언 추진의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도 사실상 어그러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올림픽위원회와 체육성은 중화인민공화국 올림픽위원회와 베이징 2022년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및 겨울철장애자올림픽경기대회조직위원회,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체육총국에 편지를 보내었다”며 “편지는 적대 세력들의 책동과 세계적인 대류행 전염병 상황으로 하여 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되었지만 우리는 성대하고 훌륭한 올림픽 축제를 마련하려는 중국 동지들의 모든 사업을 전적으로 지지,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적대 세력들의 책동이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올림픽 불참을 이유로 올해 말까지 북한 올림픽위원회(NOC)의 자격을 정지하는 징계를 내린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국경 봉쇄도 불참의 이유로 들었다. 이 편지는 중국 주재 북한 대사가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5일 중국 국가체육총국 간부를 만나 전달했다.
북한은 다만 올림픽 불참은 불가피한 사정 때문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중국을 거듭 다독였다. 북한은 편지에서 “중국의 체육기관들과 체육인들과의 친선적인 교류와 협조, 래왕을 보다 강화함으로써 전통적인 조중친선의 강화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형제적인 중국인민과 체육인들이 습근평(시진핑) 총서기 동지와 중국공산당의 두리에 일치단결하여 온갖 방해 책동과 난관을 물리치고 베이징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리라는 확신을 표명하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IOC 이사회는 지난해 9월 북한이 도쿄올림픽 불참으로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대회 참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올해 말까지 NOC 자격을 정지시켰다. 북한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은 열어뒀으나 북한은 이 가능성마저도 사실상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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