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이 빠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 유행한다면 오는 3월에는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2만 명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경증환자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전에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코로나19 환자 관리를 일반 의원급까지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린 ‘오미크론 발생 전망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2월 중순께 우세종이 될 듯 하고 그때부터 유행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 경우 3월초∼중순 (신규 확진자) 일주일 이동평균이 2만 명까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분석한 예측치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델타 대비 전파능력이 2~3배 달한다. 현재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됐을 때는 오미크론의 상대적 전파능력이 35%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1월 말 이후로는 급격하게 유행 규모가 증가해 3월 초~중순이 되면 일주일 이동평균으로 1일 확진자가 2만 명까지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다.
다만 오미크론의 위중증률은 델타 대비 3분의 1 감소해 중증화율이 45%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3월 중순 재원 중환자수는 2,000명에 도달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여기에 경구용 치료제의 도입되면 머크(MSD) 몰누피라비르의 경우 15%, 화이자 팍스로비드는 55% 정도 위중증률을 더 감소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정 교수는 “경구용 치료제 물량이 충분히 확보돼 투약된다면 위중증 환자를 절반 정도 감소시켜 지금 준비된 병상으로도 의료체계를 감당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최대한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경증환자가 크게 증가할 것인 만큼 한 달 반 정도 남은 기간 동안 경증환자 관리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증환자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재택치료를 재정비하고 일반 의원도 코로나19 환자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원장은 “재택치료자의 위험도를 구분해 저위험군은 관리 수준을 낮추는 등 인력이 더 많은 양의 서비스를 무리 없이 감당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면서 “지역구마다 최소한 1개 이상의 대면 외래 진료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원격 의료를 활성화해 필요하면 병원에 입원시키는 의료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명하 서울시이사회 회장은 “대학병원 포함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 초기에는 어쩔 수 없었지만 무증상·경증 환자 재택치료에 참여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재택치료자를 직접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의사회가 고안한 서울형 재택치료 모델은 낮에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심야에는 자치구별 의사회와 서울시의사회가 운영하는 지원센터에서 대응하는 형식이다. 다음주 일부 자치구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방역당국에서도 확진자 급증에 대비해 재택치료와 경증관리 시스템을 준비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서울에서 재택치료 모델을 시범하고 있어서 기대하고 있고 향후 더 확대하는데 초점 맞출 예정”이라면서 “코로나19 보는 병원 보지 않는 병원 구분해서는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힘들다는데 공감하며, 일반 의원들도 확진자가 왔을 때 외래 진료를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향후 너무 많은 환자가 발생하면 접촉자에 대한 유행 차단보다는 중증예방을 위한 차단으로 가려고 한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아니라 중증이 유발될 수 있는 사람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해서 중증도를 낮추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또 “격리기간이나 치료기관에 지나치게 높은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적정한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방역 전략을 고민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진단치료체계의 정상적인 의료체계 편입이 필요하다는데도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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