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온코크로스(382150)가 20%에 가까운 주가 급등세를 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약 허가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데 이어, 온코크로스의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과 암 진단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온코크로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5.32% 오른 1만 31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가 급등의 촉매는 미국 FDA가 내놓은 정책 변화다. FDA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항체 의약품을 시작으로 신약 허가 심사에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AI 기반 예측 모델과 오가노이드(유사 장기) 기반 실험실 테스트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마틴 마카리 FDA 국장은 “AI가 실제 결과를 더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공중보건과 동물복지 측면 모두에서 윈윈”이라며 “항체 구조와 임상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독성·면역 반응을 사전에 예측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동물실험 기반 개발에서 한계를 느끼던 제약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국내 AI 신약개발 기업들의 기술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질병 발생 시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의 변화를 AI로 분석해 최적의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랩터 AI(RAPTOR AI)’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수천만 건에 달하는 전사체 데이터를 학습시켜 특정 약물이 어떤 적응증에서 가장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예측한다. 온코크로스는 JW중외제약, 대웅제약, 보령, 동화약품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프랑스 4P파마, 스위스 알파몰 등 글로벌 바이오텍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최근 AI 기반 암 진단 기술인 ‘온코파인드 AI’ 상용화를 본격화하며 또 다른 성장축을 만들어가고 있다. 온코파인드 AI는 RNA 전사체 데이터를 분석해 원발부위불명암(CUP)의 원발 장기를 예측하는 플랫폼으로, 최대 92%의 정확도를 자랑한다. 기존의 면역화학염색법보다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해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온코크로스 관계자는 “현재 플랫폼은 이미 개발을 마친 상태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인허가를 위한 임상검사 후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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