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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 불었던 오피스텔…밑지고 내놔도 안 팔린다

■오피스텔 '마이너스 피' 분양권 등장

DSR 2단계 규제 등 직격탄

'힐스테이트 에코 안산중앙역'

마이너스·無프리미엄이 26건

세종 등 지방도 가격 하락추세

입지 등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 경기 화성시 반송동 ‘동탄 현대 밀레마’ 오피스텔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청약에서 95실 모집에 7,28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76.7 대 1을 기록했다. 15실이 공급된 전용 67·71·75㎡ 주택형에는 도합 5,000명이 청약해 333.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이 단지에는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매물 10개가 등록됐지만 지금까지 거래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A공인 관계자는 “1,000만 원가량 시세 차익을 기대한 매물이 다수 나와 있지만 한 달 동안 매수 문의도 거의 없었다”며 “가끔 매수자가 찾아와도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이 아니면 사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들어서며 틈새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 분양권 거래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매수세는 급감하고 이에 매도 호가가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한 단지에 수십 건씩 나오고 있다.

7일 서울경제가 다수의 현지 공인중개 업소 관계자와 분양 대행사 관계자를 조사한 결과 인천 청라국제도시나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오피스텔 분양권 거래가 줄고 매도 호가가 떨어졌다. 인천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 2차 SK리더스뷰’ 오피스텔에는 총 14건의 매물이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3건은 분양가보다 가격이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 5건은 분양가와 호가가 같은 ‘무(無)프리미엄’ 매물이다. 웃돈이 붙은 6건의 매물 가운데 3건은 프리미엄이 200만 원 이하다.

인근 ‘루원시티 1차 SK리더스뷰’ 오피스텔은 88건의 매물 가운데 48건이 마이너스 또는 무프리미엄 매물이다. 이 중 전용 24㎡(6층)는 현재 호가가 분양가에 비해 2,000만 원 낮다. 현지 B공인 관계자는 “호가를 낮춰 매물을 내놓아도 거래가 안 된다”며 “매수자들은 분양가보다 수천만 원이 낮은 가격이 아니면 사지 않겠다고 해 가격이 계속 내려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힐스테이트 에코 안산중앙역’ 오피스텔은 분양권 매물 56건 가운데 26건이 마이너스·무프리미엄 매물이며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의 ‘도농역 네이션스’ 전용 20㎡(12층)도 호가가 분양가(1억 5,449만 원)보다 낮은 1억 4,949만 원이다.



지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세종시 산울동 리첸시아 파밀리에H3블록 23㎡(-500만 원), 대구 중구 태평로1가 대구역 한라하우젠트센트로 59㎡(-500만 원),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 드림파크 63㎡(-1,000만 원) 등이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여러 채 투자하더라도 취득세가 4.6%로 일괄 적용된다. 아파트와 달리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70~80%로 높아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쉽다. 이에 아파트 규제를 피한 부동산 수요가 몰리며 지난해 오피스텔 시장은 달아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는 15만 10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아파트 거래가 같은 기간 140만 3,016건에서 110만 7,034건으로 21.1%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서울과 경기 화성시, 천안 등에서 15년 동안 오피스텔 분양 대행 및 중개업을 하고 있는 C 씨는 “지난해 말이 되기 전까지는 오피스텔 청약 열기가 분양권 시장까지 이어져 프리미엄을 1,000만~2,000만 원 붙인 매물이 시장에서 거래됐다”며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부동산이 조정된다는 분위기가 나면서 분양권 매수 문의가 줄고 거래가 끊겼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는 오피스텔 분양권 시장에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부터는 총 2억 원을 초과하는 대출을 받을 때에는 연 소득의 40%(제 2 금융권은 약 50%)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유주택자가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받아 오피스텔 분양권을 매입하는 길이 막힌 셈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은 “DSR 2단계가 조기 시행되며 단기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오피스텔 분양권을 매입하는 투자 길이 상당 부분 막히며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주택 대체 상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 시장의 주류인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 오피스텔과 같은 대체 상품은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조정기에 대체 상품은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입지와 주변 시세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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