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재 중소형 행동주의 펀드인 블루오카캐피탈이 코스피 상장사 DN오토모티브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DN오토모티브는 최근 기업공개(IPO) 중후반 작업에 본격 돌입한 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의 모회사로, 이번 IPO를 통해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 행동주의 펀드는 경영권 확보 보다는 차익 실현 목적 성격이 강해보인다는 분석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택사스주 오스틴 소재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인 블루오카캐피탈은 DN오토모티브 지분 확보 계획을 최근 공개적으로 밝히고 이른 시일 내 주식 매수에 나설 계획이다. 블루오카캐피탈은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 출신인 소렌 안달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이끄는 펀드로 매년 5개 가량의 행동주의 캠페인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미국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 기업을 대상으로 활동을 하는데 경영권 확보보다는 소수 지분을 매입해 시세 차익을 노린다.
블루오카캐피탈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지분 매입 배경은 DN오토모티브의 자회사인 DN솔루션즈의 상장이다. 펀드 측에서는 DN솔루션즈의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 기준 시가총액인 4조 1039억~5조 6635억 원이 “방어적인 가치평가”라며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DN솔루션즈는 공작기계 시장에서 국내 1위, 금속절삭기계 시장에서 글로벌 3위권을 다투고 있는데 매출의 80% 안팎이 해외에서 나온다. 사업구조상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제조하는 것이 아니어서 최근 1달러당 1470원을 전후로 형성돼 있는 고환율 혜택을 그대로 입을 수 있다.
DN오토모티브는 1971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옛 동아타이어공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주력 제품은 자동차용 방진 부품 및 축전지다. 2022년 2조 946억원을 투입해 DN솔루션즈를 인수하며 공작 기계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DN솔루션즈는 이달 말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다음달 초 일반청약을 거쳐 상반기 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DN오토모티브 관계자는 “블루오카캐피탈의 계획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 서신이 접수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에 대한 해외 행동주의 펀드의 관심은 높아져가는 추세다. 글로벌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 한국콜마에 대한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의 지분 매입이 대표적인 사례다. 달튼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1월 콜마홀딩스 지분 5.02%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지난달 14일 지분율을 5.69%로 확대했다고 공시하며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명기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달튼인베스트먼트 요구대로 임성윤 달튼코리아 공동대표의 이사회 합류가 결정되며 경영 참여가 현실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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