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마음을 읽는자들'은 악의 마음을 읽어야 했던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통해 진실성을 강조하겠다는 포부다. 여기에 장르물로 돌아온 배우 김남길, 천만 배우 진선규, 충무로에서 핫한 배우 김소진이 뭉쳐 강력한 연기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악의 마음을 읽는자들'이 시청자들의 마음도 읽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11일 오후 SBS 새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자들'(극본 설이나/연출 박보람)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자리에는 박영수 EP를 비롯해 배우 김남길, 진선규, 김소진이 함께했다.
'악의 마음을 읽는자들'은 대한민국을 공포에 빠뜨린 동기 없는 살인이 급증하던 시절, 최초의 프로파일러가 연쇄살인범들과 위험한 대화를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박 EP는 "작품은 동명의 논픽션 르포집을 원작으로 한다. 3년 전에 책을 처음 접했는데, 혁신적인 방법으로 흉악범죄를 막고자 노력하는 분들의 강인한 의지에 매료됐다"며 "심리분석을 통한 범인 추적이라는 수사 기법이 처음에 어떻게 적용되고 범죄수사의 한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됐는지 진정성 있게 묘사된 게 매력적이어서 원작이 가진 힘을 드라마에 담고 싶었다. 오랜 시간 준비했고, 시청자들과 만나려고 하니 긴장을 늦추지 말고 함께 봐 달라"고 소개했다.
이어 "시간이 흘러도 범죄의 상처와 아픔이 지워지지 않는 분들이 계시기에 범죄를 다루는 드라마에서 항상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 이번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범죄 현장과 희생자들을 그리는 데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자 했다"며 "원작에서 보이는 심리 분석이라는 수사 기법, 치열한 과정을 최초의 프로파일러가 어떻게 마주하고 어려운 부분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잘 그리고 싶었다. 그런 취지가 지금의 현실에도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우리의 진정성이 전달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원작을 드라마화 한 이유를 밝혔다.
작품은 박보람 감독과 설이나 작가의 입봉작이다. 신인들의 패기가 시너지를 낸다고. 박 EP는 "설 작가는 마음과 마음이 쫓고 쫓기는 긴장감을 치밀하고 밀도 높게 그렸다"며 "작가의 긴장감 넘치는 대본을 박보람 감독은 과감하게,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연출로 녹이더라. 신인의 신선함을 기대하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남길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한 현장이었다. 박 감독은 신인이지만 콘티도 명확하고 대범하면서 디테일도 잡고 있다"며 "설 작가는 원작을 정말 잘 표현했다. 자기들의 포지션에 대한 콘셉트가 있는데 아집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2019 SBS 연기대상에 빛나는 김남길, 영화 '극한 직업'을 통해 천만 배우로 거듭난 진선규, 스크린에서 가장 핫한 김소진이 뭉친 '악의 마음을 읽는자들'. 박 EP는 캐스팅에 대해 "김남길은 SBS와 연이 깊은 배우다. '열혈 사제' 이후 3년 만에 SBS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게 됐는데, 이번에는 독특한 장르고 설정"이라며 "악의 마음 속을 들여다 봤을 때 가장 섬세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김남길이라고 생각했다"고 확신했다. 진선규에 대해서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어떤 캐릭터를 할지 기대를 갖게 하는 배우다. 이번 작품에서는 경찰 조직 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선구자로 강인한 의지와 추진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기대해 달라"고 칭찬했다. 또 김소진을 두고는 "많은 영화에서 독보적이고 특별한 캐릭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꼭 한번 SBS에 모시고 싶었는데, 이번에 하게 돼 영광"이라며 "뚝심 있고 강단 있는 역할을 맡았는데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모두 캐스팅에 응해주고, 작품의 취지에 공감해 줘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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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은 누구보다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보는 범죄행동분석관 송하영 역을 맡았다. 송하영은 인간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으면서도 냉정함까지 유지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는 원작에 대한 매력과 프로파일러라는 소재에 끌려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알렸다. 그는 "매번 나하고 가깝게 밝고 코믹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는데, 이번에는 조금 디테일하고 섬세한 감정 표현이 필요한 캐릭터였다. 많은 근육을 쓰지 않고 눈빛 안에서 감정을 읽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고, 나에게는 목마름이었다"며 "박 감독과는 '열혈 사제'를 통해 인연을 맺었는데, 입봉하게 되면 내가 도와준다고 했었다. 그 인연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송하영을 연기하기 위해 감정 변화에 더욱 주목했다. 그는 "나는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송하영은 공감 능력이 좋아야 돼서 세심하고 디테일하게 상대의 감정을 느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고충도 생겼다고. 그는 "그러면 안 되는데 악의 마음과 감정 변화에 집중하다 보니까 그 감정들이 이해되더라.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의 책임이 아닐까'라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며 "너무 공감돼서 동요되면 안 되니까 객관성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송하영은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이 모티브다. 김남길은 "권일용이 현장에 많이 와서 직업적인 고충과 시대상을 많이 알려줬다. 근본적인 걸 알아야 되니까 배우들은 왜 그런 범죄가 일어났는지 질문을 많이 했는데, 그런 부분을 얘기해 주셔서 연기할 때 도움이 많이 됐다"며 "많이 닮아가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또 권일용과의 싱크로율에 대해 "젊었을 때 얘기를 들어보면 100%라고 생각한다. 외관으로 무뚝뚝하지만 반전 매력이 있는 것도 나와 비슷하다"고 했다.
진선규는 위계질서가 강한 보수적인 경찰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권위와 격식과 계급주의 같은 편견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한 권위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범죄행동분석팀장 국영수를 연기한다. 그는 작품 출연 이유에 대해 "대본 자체가 정말 재밌었다. 프로파일러를 다룬 드라마는 많았지만, 직업군이 생긴 과정은 없지 않아서 하고 싶었다"며 "거기에 김남길, 김소진과 같이 할 수 있는 것만으로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품은 어둡지만, 현장 분위기는 정반대다. 주연의 책임감은 김남길과 김소진에게 넘기기로 했다"며 "숫자로 표현되는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그래도 잘 만들어진 드라마고 그걸 잘 봐주시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진선규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삼은 만큼,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나름대로 창작과 창조로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런데 '실존 인물의 모습, 마음, 가치관, 외형을 가져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리딩과는 다르게 촬영 때는 많은 것을 바꿨다. 그분을 만나서 영감을 얻고 캐릭터를 천천히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멋진 분이지 않냐. 당시에는 문제아 같았지만, 지금 보면 가장 똑똑하고 아방가르드하다"고 칭찬했다.
김소진은 다혈질들이 난무하는 경찰청에서 언제나 중심을 잃지 않고 사건과 사람을 바라보는 기동수사대 1계2팀 팀장 윤태구로 분한다. 윤태구는 여자이기에 겪어야 했던 수많은 견제와 편견 속에서 고군분투한다. 그는 "악의 마음을 따라가 보는 것도 궁금했는데, 악의 마음을 읽는자들의 마음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라 선택했다. 원작을 보면서 범죄를 막기 위해 치열하게 자기 자신과 싸워가면서 힘든 시간을 버텨낸 분들의 고민이 마음에 와닿더라"며 "이런 끔찍한 사건을 마주해야 된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불편하고 무서웠지만, 두려움을 넘어 내가 보지 못한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것을 같이 하는 과정이 의미 있고 가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용기 내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또 김소진은 윤태구에 대해 "강인한 정신력과 성실함이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이 일을 지켜내기 위해서 포기하지 않고, 신중함과 냉철함을 잃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일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낸 게 매력적이었다"고 표했다.
한편, '악의 마음을 읽는자들'은 오는 14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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