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근방의 직장인과 관광객으로 붐비는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한쪽 벽면에 광화문의 모습이 비치더니 나뭇가지 등 자연물들이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시선을 돌리니 경주의 동궁과 월지, 한강 밤섬의 모습이 실감나는 고해상도 그래픽과 함께 나타난다. 다른 쪽에서는 타이포그래피, 자연의 소리, 빛의 풍경 등을 형상화한 미디어아트가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붙잡고, 인공지능(AI)을 통해 형상화한 모델이 인근 문화유산과 관광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오는 14일 이후 광화문 일대에서 선보이고 있는 ‘광화시대’의 실감콘텐츠가 개관하면 보게 될 풍경이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은 12일 가상 정원 콘셉트의 미디어아트 ‘광화원’과 AI안내소 ‘광화인’을 오는 14일 경복궁역 내 서울메트로미술관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7일 5세대 이동통신(5G)으로 구현한 원거리 실시간 공연 ‘광화풍류’를 시작으로 순차 공개 중인 실감콘텐츠 프로젝트 ‘광화시대’ 가운데 하나다.
‘광화원’은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도심 속에 휴식과 회복을 테마로 하는 정원을 구현했다.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작업한 실감형 미디어아트 총 8종을 ‘생명의 빛’, ‘소통의 빛’, ‘영원의 빛’ 등 총 3가지 주제로 구분해서 전시한다. 경주의 동궁과 월지, 한강 밤섬을 각각 구현한 미디어아트의 경우 5G 기술을 기반으로 현지의 바람·기온 등 기상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해서 영상이 변한다. 세계적 미디어아트 그룹 유니버설 에브리싱이 제작한 독특한 크리처가 벽면을 걸어다니는 형상의 작품, 독일 작가 티모 헬거트가 작업한 서울 광화문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그 외에 아름다운 말이 주는 위로의 메시지를 타이포그래피로 형상화한 작품, 자연의 소리와 빛을 활용한 실감콘텐츠도 만나볼 수 있다.
광화인은 심층학습 기반의 AI 기술을 집약해 만든 공간으로, 실존 인물의 영상과 음성을 합성해 촬영한 후 심층학습을 통해 인간의 형상을 한 AI로 재탄생시켰다. 경복궁역 내 원통 형태로 만들어진 체험공간에서 AI 모델을 통해 광화문 인근의 문화유산과 주변 관광지 정보를 볼 수 있으며,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 4개 국어로 서비스한다.
콘진원 측은 3차원 360도 입체영상 기법으로 촬영한 모델 영상이 마치 실제 인물과 한 공간에서 대화하는 듯 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AI 인간의 한국어 모델은 그룹 샤이니 민호가, 영어 모델은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으로 얼굴을 알린 마리아가 참여한다.
한편 문체부와 콘진원은 실감콘텐츠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한국의 기술과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역사적 상징성이 큰 광화문을 무대로 ‘광화시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다음 달 4일에는 ‘광화수’, ‘광화경’, ‘광화담’, ‘광화전차’ 등 콘텐츠 4종을,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벽에 매체캔버스로 구축한 ‘광화벽화’를 다음 달 25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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