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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그린스마트학교 성공 관건은 ‘소통’

한동훈 사회부기자

한동훈기자




지난해 9월 서울시교육청 앞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철회’ 팻말과 플래카드로 가득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지은 지 40년이 넘은 학교 건물을 개축·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사업을 밀어붙이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대거 시위에 나선 것이다. 일부 학교 앞에는 미래학교 지정에 반대하는 ‘근조 화환’까지 설치됐다.

학부모들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 반대한 이유는 자녀들의 안전 문제 때문이다. 공사가 시작되면 조립식 임시 건물인 ‘모듈러’ 교실에서 수업을 받아야 한다. 모듈러 교실 설치 공간이 부족하다면 강제로 인근 학교로 전학해야 할 수도 있다. 학부모들의 우려가 큰데도 서울시교육청은 사업을 강행하려고 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교육청은 충분한 동의 절차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했고 14개 학교는 사업을 중단했다.



교육 당국은 12일 올해부터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를 추진할 경우 학교 구성원 동의를 의무화하는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최소 학부모의 2분의 1 이상 동의가 있어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게 교육부 방침이다. 노후화된 학교 건물을 마냥 방치할 수 없는 데다 학부모의 사전 동의 절차를 의무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지 우려가 여전하다. 모듈러 교실이 충분히 안전한지 학부모들의 염려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미래학교가 진보 교육감의 대표 공약인 ‘혁신학교’가 될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한다. 학부모들의 동의를 얻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학부모는 “교육부는 모듈러 교실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홍보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이 실제 사용해본 결과 많은 문제가 있다”며 “학부모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데 초점을 두지 말고 정확하게 사업 내용을 전달하되 무리하게 사업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성공의 관건은 결국 학생·학부모와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달렸다. 교육 당국은 사업의 명확한 내용을 학부모들에게 전달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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