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국내 민간병원 최초로 감염관리센터를 독립 건물로 운영한다. 감염병이 의심되거나 확진된 환자를 응급실 내원 단계부터 입원까지 별도로 구분해 진료 전 과정에서 감염 확산 위험을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코로나19를 비롯해 향후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중환자 병상 확보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20년 8월에 착공한 감염관리센터(CIC)를 최근 완공했다. 다음달 10일 개소식을 갖고 단계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연면적 2만 2,479㎡(6,800평)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 CIC는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독립 건물 한 개 동에 외래와 응급실·병동·중환자실·검사실·수술실이 모두 포함된 점이 특징이다.
1층에는 감염병 응급실이 배치됐고, 2층에는 음압 격리병동과 외래 진료실, 3층에는 음압 격리 중환자실과 음압 수술실 및 음압 시설을 갖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실 등이 자리를 잡았다. 전 건물이 가동될 경우 응급실과 격리병동, 격리 중환자실을 합쳐 총 57병상이 운용 가능하다. 건물 자체에 음압 시스템을 갖춰 내부 공기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감염병 위기 대응 상황에 따라 1~3단계 별로 병상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다음달 10일부터 CIC를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치료 건물로 활용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호전되고 나면 결핵 등 공기주의 감염 환자와 해외 유입 고위험 감염병 의심 환자를 수용하게 된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기 위해 기존 병동을 내놓은 경우는 있었지만 설립 때부터 감염병 전담 건물을 마련한 건 처음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