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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에 '패싱' 당한 文...아부다비 왕세제 정상회담 돌연 취소

靑 "불가피한 사유...정중히 양해

총리와 회담을 정상회담으로 봐야"

외교문제 비화 가능성에 경계감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도 확답 안해

'천궁-Ⅱ' 4조 수출에도 성과 흠집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두바이 엑스포 리더십관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이하 현지 시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이미 입국한 상황에서 알 나하얀 왕세제 측이 일정을 갑자기 취소한 만큼 외교 결례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6일 두바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17일 정상회담을 계획했으나 왕세제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참석을 못하게 됐다”며 한·아랍에미리트(UAE) 정상회담이 결국 무산됐다고 알렸다. 이 관계자는 “UAE 측에서 정중하게 양해를 구해왔다”면서 “예기치 못한 불가피한 사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UAE가 청와대 측에 전해온 사유의 한 대목은 ‘뜻밖의 긴급한 상황’이었다. UAE 측은 정상회담 취소 사유가 코로나19와 연관이 있는지도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16일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 한 회담이 한·UAE 정상회담이라고 할 수 있다며 논란을 무마하려 했다. 정상회담 취소 사실이 외교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하려는 자세였다. 이 관계자는 “알막툼 총리와의 회담에 (UAE) 부총리급 3명을 포함해 주요 각료 17명 등 상당히 많은 각료가 함께했다”며 “이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초 중동 순방 출발 전 문 대통령이 알 나하얀 왕세제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한 뒤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는 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더욱이 이번 순방은 UAE 특임 외교특별보좌관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 대통령 수행단으로 직접 참여하면서 기대감을 더 높였다. 임 특보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17년 말 UAE로 급파돼 양국 간 비공개 군사협정을 둘러싼 갈등을 봉합한 경험이 있다. 청와대는 12일 임 특보의 동행 사실을 알리면서 “UAE에 특사로 방문하는 등 각별한 인연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국 UAE 일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행사가 사라지면서 외교적 성과에도 결국 흠집이 나게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 지속 가능성 주간 개막식, 자이드상 시상식에서 예정된 정상회담도 갖지 못한 채 탄소 중립 실현의 중요성만 연설했다.

한편 알막툼 총리는 16일 두바이 엑스포장에서 문 대통령을 만나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지지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확답을 자제했다. 그가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엑스포 유치를 이미 공개적으로 지지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과 알막툼 총리가 만난 자리에서는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Ⅱ’의 4조 원대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 문 대통령 내외는 행사장에 마련된 K팝 콘서트장에서 부인 김정숙 여사와 30여 분간 가수 싸이의 공연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한·UAE 수소 협력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양국 수소경제 관련 기업인들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UAE 일정을 마친 뒤 18일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해 1박 2일 일정을 소화한다. 20일에는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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