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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상대 소니 아냐" 게임시장 뒤흔든 MS, 액티비전블리자드 '세기의 딜'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687억 달러(82조원)에 인수

메타버스 사업 진출 교두보 마련

30억명 유저 확보한 게임으로 중심축

거래 좌절되면 30억 달러 수수료 '초강수'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확보하게 되는 게임 IP /사진 제공=MS




마이크로소프트(MS)가 워크래프트·디아블로·오버워치 등 비디오 게임 타이틀을 소유한 대표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2조원)에 인수한다. 인수 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치러진다. 지난 2019년 월트 디즈니가 20세기 폭스 스튜디오를 713억 달러(약 85조원)에 인수한 것에 버금가는 세기의 딜로 꼽힌다. MS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단숨에 텐센트, 소니 다음으로 매출 기준으로 세계 3위 게임사로 등극할 전망이다. 동시에 PC·모바일·콘솔·클라우드를 아우르는 게임 사업의 시너지를 도모하고 메타버스 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18일(현지 시간) MS는 자체 블로그를 통해 “MS는 게임 개발과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퍼블리셔 강자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주당 95달러에 총 687억 달러의 금액으로 전액 현금으로 인수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MS는 이번 인수를 통해 액티비전 블리자드 지주 회사에 속한 액티비전·블리자드·킹 스튜디오의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콜 오브 듀티, 캔디 크러시 등 게임 지적재산권(IP)과 글로벌 이스포츠 자산도 얻게 됐다. 전 세계에 있는 1만여명에 달하는 게임 개발 인력도 확보한다.

/로이터연합뉴스


2030년 45억 명까지 커뮤니티 커진다…메타버스에서도 핵심


MS는 현재 30억 명에 달하는 인류가 즐기는 게임을 차기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2030년까지 게임 이용자 수는 45억 명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은 모든 플랫폼을 불문하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다이나믹하고 흥미로운 분야”라며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 발전에 있어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월드 클래스의 콘텐츠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커뮤니티 확보, 자유로이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에 투자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뿐만 아니라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MS 클라우드 ‘애저’의 점유율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2007년 세계 최대의 비디오게임 퍼블리셔를 목표로 액티비전과 블리자드의 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수많은 IP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직장 내 성차별 등으로 인한 잇따른 소송에 휘말리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1991년부터 30년 넘게 회사를 이끌어 왔던 바비 코틱 CEO는 이번 딜이 무사히 마무리 될 때까지 인수 절차와 통합 절차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코틱 CEO는 “MS와 X박스 초창기부터 다양한 협업을 해왔고 이제 메타버스가 부상하면서 다양한 자산과 인력이 모아질 필요성을 느꼈다”며 “지금이 이 같은 통합을 위한 최고의 타이밍으로 봤다”고 입장을 전했다.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콜오브듀티 /AFP연합뉴스




MS가 꿈꾸는 메타버스는 어떤 형태


실제로 시장에서는 인수 작업이 마무리 되면 MS가 보유한 마인크래프트, 헤일로에 콜오브 듀티, 월드 오브 월크래프트, 캔디 크러시 등이 X박스의 콘솔 게임 등으로 합류하면서 실제로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복스 미디어는 “2019년의 디즈니의 폭스사 인수와 인수 금액은 비슷하지만 실제로 파급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며 “스트리밍 TV쇼 시청층과 비디오 게임 이용자층은 규모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MS가 인수 후 본겨적으로 구상하는 메타버스에도 관심이 모인다. 메타버스에 뛰어든 기업 중 메타플랫폼·애플과 달리 MS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헤드셋 개발을 하지 않고 있다. 나델라 CEO는 인수 소식을 전한 뒤 “메타버스에 대한 비전을 생각할 때 우리는 하나의 중앙화된 메타버스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쟁사와는 다른 길을 갈 것을 천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규제 당국 맞서 거래 성사 자신감


다만 인수 과정 마무리까지 난관도 있을 전망이다.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세기의 딜을 두고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소지도 있다. 실제로 FTC는 리나 칸 위원장 취임 이후 각 분야의 크고 작은 인수 딜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하지만 MS는 규제당국에 의해 거래가 무산될 경우 30억 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낸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이 만큼 여러 경우의 수를 살피고 절박하게 이번 인수 작업에 나섰다는 일종의 자신감이다. MS는 규제당국의 조사를 두고 X박스 점유율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점유율보다는 낮다는 점을 비롯해 메타버스 시대에는 경쟁 판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소니와 경쟁하는 것뿐만 아니라 애플·구글과도 경쟁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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