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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바다' 시각효과를 만든 사람들 "'도전'이 에너지… 발전시키며 한국만의 색 입혀"

■'고요의 바다' 이나겸 미술감독·김신철 CG수퍼바이저 인터뷰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스틸컷.




“콘텐츠의 시각효과는 퀄리티 면에서 글로벌적으로 상향평준화가 이뤄졌습니다. 다만 제작비가 적어서 실패가 용납되지 않다 보니 과감한 시도보다 기존에서 발전시키는 방법론을 쓰기에 창조성에선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그래도 그 과정서 한국만의 색깔을 입혔습니다” (김신철 CG수퍼바이저)

“‘고요의 바다’ 속 세트는 ‘이건 어떻게 하지’란 말을 달고 살 정도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았어요. 모든 공간을 공들여 만들었는데, 다들 세트에 애정이 많아 보였습니다. ‘도전’이란 단어가 에너지로 작용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나겸 미술감독)

기지 세트 너머로 달 표면을 구한 버추얼 스튜디오의 모습이 보인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지난달 선보였던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에서 가장 돋보였던 요소라면 시각효과를 첫손에 꼽는다. 달을 배경으로 한 SF스릴러 장르극이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시청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 비주얼은 필수였다. 하지만 극중에서 표현한 달의 모습을 비롯해 골짜기로 추락하는 우주선, 거대한 기지의 외형 등의 때깔은 해외 작품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았다. 달의 표면, 발해기지 곳곳의 모습 같은 다양한 세트들의 표현도 인상적이다. 작품의 시각적 부분을 책임졌던 이나겸 미술감독과 김신철 CG수퍼바이저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고요의 바다’ 작업과정을 이같이 돌아봤다.

김신철 CG수퍼바이저


달 착륙, 얼어붙은 월수 등 CG 장면, “디테일에 아낌 없이 투자해”


‘고요의 바다’의 시각적 사실성을 높이려면 CG와 시각특수효과(VFX)를 통해 달의 여러 모습을 제대로 구현하는 게 필수적이었다. 김 수퍼바이저는 그 많은 시각효과 중 가장 좋았던 장면을 골라달라는 질문에 극 초반의 달 표면에 우주선이 추락하는 장면과 발해기지 외부를 비추는 모습, 그리고 4회에 한윤재(공유 분)가 엘리베이터 통로로 이동하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모두 제작 시간도 가장 오래 걸렸지만 좋았다”고 돌아봤다.

특히 첫회의 우주선 추락과 마지막회에서 월수가 기지 바깥으로 넘친 후 얼어붙는 모습은 CG로 구현했지만 스펙터클을 사실적으로 만들어낸 장면으로 꼽힌다. 김 수퍼바이저는 “(우주선 추락씬은) 구도·비례에 중점을 두고 넓은 화면에서도 사실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디테일한 제작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월수가 얼어붙는 모습은 여러 차례 컴퓨터로 물리적 시뮬레이션을 거쳐 표본도 여러 가지 만들었고, 지구와 우주에서 각각의 형태를 절충해어 어색함을 줄이되 사실적인 느낌을 높였다.

제작진이 구현한 달 표면에서 배우들이 촬영을 하고 있다.




“달 표면 세팅만 다섯 번… 복도 세트 짓는 데만 석 달 들여”


기지, 달 표면 등 CG가 아닌 시각적 요소를 구현하는 건 이 감독의 책임 하에 이뤄졌다. 그는 “위성사진을 많이 참고하며 최대한 비슷한 질감을 구현하려 노력했다. 세팅 작업만 총 다섯 번이었다”며 “사진을 보면 달에 절벽이나 협곡도 많고, 크레바스도 상당히 거칠게 있더라”고 말했다. 달 표면의 토양을 구하기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찾아 달의 환경과 토양의 특징을 들어보기도 했다. 버추얼 스튜디오의 LED월도 활용하며 배우들이 연기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작품의 주요 무대인 달의 ‘발해기지’를 구현하는 일은 이 감독에게도 도전의 연속이었다. 6개월간 약 20개의 세트를 짓고 부수고 변형하는 일을 반복했으며, 기지 복도와 달 착륙선 세트를 짓는 데만 석 달을 들였다. 그는 “복도에서 상당수 이야기가 벌어지는데다 세트마다 설정도 제각각이었다”며 “특히 배우들이 연기하며 감정이 끊어지지 않으며 이동할 최소한의 공간을 만드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변형 세트를 만들어 필요할 때마다 변형했다고.

이나겸 미술감독


‘에드 아스트라’ 등 오마주… 월수 저장고, 물방울 분열 힘들었지만 만족도 높아


‘고요의 바다’는 역대 걸작 SF영화들의 오마주가 많은 작품이기도 하다. 눈 밝은 시청자들은 여러 가지 작품명을 꺼내들었다. 김 수퍼바이저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과 ‘프로메테우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에드 아스트라’도 인상적으로 봤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에드 아스트라’와 ‘퍼스트맨’을 꼽았다. 국가와 개인의 이기심이 주요 주제가 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대표적 SF호러물 ‘에일리언’도 하나의 참고가 됐다. 그는 “최 감독의 레퍼런스에 있었던 작품인데, 폐쇄적 공간과 서스펜스의 표현에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장면이 작업하면서 가장 힘들었는지가 궁금했다. 작업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결과물을 보면 만족도가 높은 법이다. 이 감독은 월수저장고의 모습에서 상당한 만족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캡슐이 저장된 모습을 통해 상호작용을 만들어내야 했는데, “나무줄기를 헤치고 저장고 안으로 들어가서 녹색불이 가득한 월수저장고를 발견하는 장면을 찍을 때 생각한대로 나왔다”고 말했다.

‘고요의 바다’에서 탐사팀이 월수저장고를 찾아 이동하는 장면. 이나겸 미술감독이 성취감을 느꼈다고 밝힌 장면이다.


김 수퍼바이저는 실험실 샬레에서 월수 방울이 피에 반응해 분열하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월수가 분열한다는 설정은 실재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실제로 찍었던 물방울의 모습조차 어색해서 움직임을 수십 번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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