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연초 예정됐던 해외 연주자의 내한이 잇따라 불발되며 공연 취소·연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클래식 업계에 따르면 내달 4일 예정됐던 제18회 쇼팽 콩쿠르 수상자 갈라 콘서트가 취소됐다. 지난해 10월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브루스 리우를 비롯해 주요 수상자가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불발됐다. 연주자들은 당초 1월 23일부터 2월 2일까지 일본에서 7회 공연을 한 뒤 한국으로 올 계획이었으나 일본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이유로 2월 말까지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면서 일본 공연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아시아 투어 형태로 진행되는 갈라 콘서트에서 공연 일정이 가장 많은 일본 무대 불발이 한국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피아노 리사이틀도 일정이 불투명하다. 2월 20일(부산), 2월 22일(대구), 3월 1~2일(서울) 예정된 그의 공연은 현재 티켓 오픈이 기약 없이 연기됐다. 서울 공연의 경우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방침 변동으로 2월 14~15일에서 3월로 이미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짐머만은 내한 공연에 필요한 피아노 작업을 위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일본의 입국 규제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것이 공연 기획사의 설명이다. 기획사 관계자는 “짐머만은 공연 전 악기를 조율사와 함께 꼼꼼하게 챙기는 편인데, 그 작업을 일본에서 할 예정이었다”며 “일본의 봉쇄 조치로 다른 대안을 찾아보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는 공연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라 베네데티도 코로나 19를 이유로 8년 만의 내한을 취소했다. 그는 2019년에도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의 23년 만의 내한 무대 협연자로 방한할 예정이었으나, 당시 태풍 제19호 ‘하기비스’로 항공기가 결항돼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변이 바이러스의 위세와 각국의 입국 제한 속에 공연을 준비하는 관련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시아 투어 형식으로 한국을 찾는 경우 방역 수위를 최고치로 끌어올린 일본의 영향을 비켜갈 수 없는 데다 ‘격리 면제’ 여부에 일정이 출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월 말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을 준비 중인 한 기획사 관계자는 “상황이 수시로 변하다 보니 공연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진행’에 방점을 찍고 연주자 격리 문제 등에 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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