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건설 산업 현장의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이미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상당수가 외국인인 가운데 낮은 숙련도와 원활하지 않은 의사소통 등으로 안전사고를 일으키거나 사고를 당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다. 다단계 하도급이 만연한 건설 현장은 국내 인력조차 관리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중대재해법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사망 사고도 국내 노동자와 동일하게 중대재해로 본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외국인 노동자로 채우는 상황에서 건설 업체들의 중대재해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전국 건설 현장 노동자 10명 중 3명은 외국인 노동자인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이날 공개한 ‘건설 근로자 수급 실태 및 훈련 수요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10월 전국 건설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현장 근로자 26.5%(평균)가 외국인이라고 답했다. 응답자들 중 33.3%는 외국인 근로자가 전년보다 늘었다고 했다.
건설 현장 외국인 노동자의 업무상 문제점(5점 만점)으로는 ‘의사소통이 어려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3.9점)’가 가장 높았다. 이어 ‘‘책임감이 낮고 현장을 갑자기 이탈해 공기 지연이 이뤄질 수 있다(3.7점)’ ‘숙련도가 낮아 품질 저하 및 산업재해 가능성이 높다(3.6점)’가 뒤를 이었다. 이는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는 건설 현장의 우려가 그대로 담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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