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코로나19 대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동네의원 중심의 새로운 의료체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감염력이 높고 위중증 진행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에 최적화된 '코로나19 진료의원' 모델을 설 연휴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상훈 의협 부회장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진료의원 운영방안' 긴급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이 국내 우세종이 된지 일주일만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에 반해 중환자실 병상가동률 10%대, 일반병상 가동률은 30~40%대로 떨어지는 추세"라며 "위중증 환자 관리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방역체계는 현 상황과 맞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재택치료 모델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예상보다 빨라 일일 확진자수가 최대 15만 명까지 증가하리란 관측까지 나오는 가운데 병원, 선별진료소 중심의 의료체계로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이 부회장은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와 협의를 거쳐 기존 재택치를 보완한 '코로나19 진료의원'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며 "일부 자치구에서 운영 중인 '의원급 재택치료 서울형'의 보완된 형태"라고 소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진료의원 모델의 핵심은 동네 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의심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다.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환자는 의원에서 시행한 유전자증폭(PCR)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을 때 최종적으로 확진된다. 이후 검사를 받은 동네의원에서 재택진료, 코로나19 치료를 할 수 있다.
의협은 광주, 전남, 평택, 안성 등 일찌감치 오미크론 편이가 우세종이 된 4개 지역에서 호흡기클리닉 중심으로 '코로나19 진료의원' 모델 적용해 보고 있다. 현장 반응을 기반으로 복지부와 종합적 논의를 거쳐 설 연휴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환자가 평소에 자주 가던 동네의원에서 재택치료와 야간 진료까지 가능하다"며 "환자 만족도가 높아질 뿐 아니라 의사 입장에서도 한층 질 좋은 진료행위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신속항원검사가 유전자증폭(PCR) 검사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위양성(양성인데도 음성으로 나타나는 것) 확률이 높을 수는 있지만 20분 이내 검사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며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더라도 의료진이 환자의 증상과 위험도 등을 고려해 PCR 검사를 의뢰하거나 코로나19 입원기간에 연계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진단검사의학회는 전일(26일) 국내 허가된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41.5%에 불과하다며, 확진자가 폭증하는 현 시점에는 PCR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의협은 향후 전국 의원급 기관 중 최소 1000여 곳이 코로나19 진료의원으로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 폭증에 대비해 의료기관 참여율을 높이려면 검사채취료, 감염관리료 인상 등 현실적인 수가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택치료 중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즉각 대처가 가능한 24시간 관리체계를 구축했다는 자신감도 나타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13만 의사를 대표해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오미크론의 새로운 위협에 대처해 나가겠다"며 "국민들도 의료진을 믿고,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변화된 체계에 순조롭게 적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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