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대선서 마타렐라 당선…헌정 사상 두번째 재선 대통령
이탈리아 대통령 재선된 마타렐라는…원칙·소신파 헌법학자
마피아에 친형 잃은 후 정계 입문…하원·내각서 요직 거쳐
온화한 성품에 무난한 국정수행 능력으로 국민 지지 높아
이탈리아 대통령 선거에서 세르조 마타렐라(80) 현 대통령이 재선됐다. 이에 따라 마타렐라 대통령은 전임인 조르조 나폴리타노(96)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 재선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29일 오후(현지시간) 실시된 대선 8차 투표에서 과반인 519표를 얻어 당선됐다.
투표에는 대의원 1009명 가운데 683명이 참여했으며, 과반 기준은 505표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헌법학자 출신 원로 정치인이다.
2015년 대통령 취임 후 7년간 국가 통합의 상징이자 헌법 수호자로 불리는 대통령직을 비교적 잘 수행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1941년 시칠리아 팔레르모의 정치명문가에서 태어난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탈리아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로마 라사피엔차대 법학과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1967년 팔레르모 법대 교수로 임용됐다.
그러다 1983년 부친 베르나르도 마타렐라가 창당 멤버로 참여한 기독교민주당 후보로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발을 들여놨다.
그의 정계 입문은 1980년 1월 당시 시칠리아 주지사이던 형 피에르산티 마타렐라가 지역 마피아 ‘코사 노스트라’ 조직원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당시 현장에서 마타렐라 대통령이 피를 흘리는 형을 안고 병원으로 달려가던 모습, 피에 물든 셔츠를 입은 채로 조문객을 받던 모습 등은 대중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각인됐다.
의회에 있는 동안 의회관계장관(1987∼1989), 교육장관(1989∼1990), 부총리(1998∼1999), 국방장관(1999∼2001) 등 내각의 중책을 맡아 각 부문 개혁 작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다만 첫 임기와 마찬가지로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드라기 총리 내각을 구성하는 좌·우 정당 그룹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공동 후보 추천을 놓고 극한 대립 전선을 형성하며 정치적 혼란을 키웠다.
막판 마타렐라 대통령 연임으로 의견을 모으며 가까스로 갈등을 봉합했지만 양 정파 사이에 그동안 쌓인 감정이 향후 정국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올해는 총선을 앞두고 다수당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정당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마타렐라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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