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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왜 5년만에 IRBM 쐈나…괌 겨냥 '화성-12형 실전배치 선언'인듯

상승단계 최고 속도 마하 16배로 탐지돼

비행거리 800km, 고도 2,000km 포착

軍 "2017년 화성-12형 발사제원과 유사"

한 발만 쏴 '화성-12형 전력화'로 해석돼

정상 각도 발사시 최대 5,000km 비행 가능

미군 주둔 '괌 기지' 포위사격 으름장 가능성

고각 발사시 극초음속으로 韓 타격할 수도

우리 軍 "IRBM 고각발사시 막을수 있다"하지만

요격고도 직전 고고도에서 EMP공격시 못막아

한국형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확보 서둘러야

기존 사드기지 정상화 절실… 방해시 엄벌해야

북한의 중거리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이 지난 2017년 발사되는 장면. 북한이 올해 1월 30일 오전 발사한 IRBM의 비행제원도 화성-12형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30일 오전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의 비행 제원이 지난 2017년 북한이 6차례나 시험발사했던 IRBM ‘화성-12형’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이번 발사도발은 신형 미사일 개발 선언이라기보다는 기존에 개발을 완료한 화성-12형을 실전배치해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타격할 태세가 됐다는 으름장을 놓으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30일 우리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오전 7시 52분경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 방식'(정상 발사각도보다 높은 각도로 쏘아올린 것)으로 쏘아 올린 IRBM은 발사후 정점 고도로 향하는 상승단계에서 최대 음속의 약 16배(마하 16)으로 비행했다. 일반적으로 IRBM의 속도는 최대 마하 10을 넘어서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마하 20을 넘어서기 때문에 북한의 이번 발사체는 속도 측면에서도 ICBM이 아닌 IRBM으로 평가된다.

우리 군이 이날 포착한 해당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800km, 고도는 약 2,000km였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북한의 2017년도 (화성-12형) 발사와 거의 유사하다”고 밝혔다. 북한은 2017년 4월부터 9월까지 총 여섯차례에 걸쳐 화성-12형으로 발사했는데 그중 4차 발사 때인 5월 14일 당시엔 탄도미사일의 정상적인 발사각도(최소에너지 발사각도)보다 각도를 크게 높여 쏘는 고각발사 방식으로 감행됐다. 고각발사 당시 우리 군이 탐지한 화성-12형의 비행 고도는 약 2,000km였으며 비행거리는 700km여서 이번 IRBM 발사시 우리 군이 탐지한 제원과 흡사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7년 핵탄두 모형을 살펴보는 모습.


다만 이번 IRBM 발사 거리는 화성-14형 4차 발사 당시보다 약 100km 늘었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은 세 가지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 첫째는 발사 방식의 기술적 차이, 둘째는 발사 당시의 기상 영향(바람, 공기밀도 등), 셋째는 화성-12의 성능 개량형이거나 후속형일 가능성(제원의 향상)이다. 이중 군은 첫번째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군 관계자는 이번 IRBM의 비행 거리가 화성-12형 4차 시험발사 당시보다 다소 길어진 이유에 대해 “발사했을 때의 앵글(발사 각도)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 추진체(에 탑재된 비행용 연료)의 양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 여러가지 문제도 있을 것"이라며 “(2017년 화성-12형 4차 발사 당시와 비교해) 그때의 제원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군 관계자의 분석을 기초로 분석할 경우 이번 IRBM 도발은 북한이 ‘화성-12형을 개발완료해 실전배치용으로 전력화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은 일반적으로 신형 미사일 시험 발사시엔 한번에 2발을 발사했고, 이미 개발이 완료된 미사일은 한 번에 1발을 쏘곤 했다. 탄도미사일 발사 비용은 1번에 최소 십여억원 이상이 들어가기 때문에 경제난으로 궁핍한 북한으로선 이미 개발이 완료돼 성능 검증이 끝난 미사일의 배치선언에 굳이 비용 부담을 더해가며 두발이나 쏘아올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7월 2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바커필드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이·취임식에서 폴 라카메라 신임 사령관이 경례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만약 북한이 화성-12형 등 IRBM을 실전배치했다면 미국의 한반도 안보공약 이행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의 남침 등 한반도 유사시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연합 작전을 통해 북한의 남진을 초기에 저지하고 일본 및 괌 등에 주둔한 미군을 증원 파병해 우리군과 연합으로 북진하는 반격작전을 펴게 된다. 하지만 북한의 화성-12형과 같은 IRBM이 유사시 괌의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게 되면 미국으로선 북한의 재반격을 우려해 한반도 증원병력 파병에 부담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있다.

화성-12형은 약 500~650kg 중량의 탄두를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는 전술핵 무기급 수준의 핵탄두 중량에 부합한다. 북한이 해당 미사일을 고각 발사 방식이 아니라 가장 멀리 날릴 수 있는 정상각도로 발사(최소에너지 발사방식)으로 쏘아 올릴 경우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는 5,000km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 정도면 북한에서 미국령 괌 등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고각 발사시 사거리는 크게 줄어들지만 더 높은 고도로 미사일이 올라가 떨어지므로 그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낙하 속도)로 전환할 경우 최대 극초음속의 속도로 대한민국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북한이 고각 발사를 하더라도 우리 군이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는 탄도미사일을 고각 발사시 낙하속도는 증가하지만 대신 높은 고도로 올라는 만큼 우리 군의 레이더 등에 조기 탐지되기 쉽고, 높이 올라가는 만큼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우리 군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힛투킬 방식으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대표적인 미군의 방공 무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의 운용 개념도. /사진제공=레이시온


다만 북한이 IRBM에 핵탄두를 고각 발사후 지상 인근 고도에서 폭파시키지 않고 고고도에서 폭파시키는 공격을 감행할 경우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해당 고도에서 요격할 수단이 없다. 해당 고도에서 핵탄두 폭파시 광대역 전자기파(EMP)공격으로 첨단 전자장비화된 한미의 무기 체계와 탐지방어시스템이 일순간에 무력화될 수 있다. 주한미국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 THAAD)만이 고고도에서 탄도탄을 막을 유일한 수단인데 만약 사드로 요격에 실패한다면 우리 군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단이 전무해 우리 정부와 군이 사드를 도입하거나, 직접 한국형 고고도미사일 받어체계를 개발하든지, 주한미군의 사드 추가 배치를 유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미 주한미군이 성주기지에 배치한 기존의 사드 포대도 정상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군이 적극 지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주 사드기지의 물자 반입과 정상적인 안보활동을 방해하는 단체와 개인에 대해선 국가보안법 등 모든 합법적인 법체계 적용을 적극 검토해 엄벌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 2021년 5월 14일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기지 입구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 사드기지로 들어가는 공사차량 등을 저지하기위해 길을 막은 주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북한의 IRBM 고각발사 위협이 재개된 만큼 이를 고고도에서 파괴할 수 있는 사드기지 운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저지하는 단체에 대해선 국가보안법 등을 적용해 엄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북한은 이번 추가 IRBM 발사 이후 다시 미국을 향해 ‘괌 포위 사격’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을 수도 있다. 앞서 북한은 화성-12형을 수차례 발사하면서 2017년 8월 9일 “화성-12형으로 괌을 포위사격할 작전을 세웠으며 김정은이 명령만 하면 임의의 시각에 동시다발적, 연발적으로 괌을 타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 등에 맞서 ‘화염과 분노’ 발언을 하며 북한을 압박했고 결과적으로 북한은 핵·미사일 도발을 유예하는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후 두 차례의 북미간 정상회담에서 최종 합의에 불발된 이후 북한은 대남 및 대미 압박 정책을 재개해왔으며 새해 들어선 사실상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폐기 검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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