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기본 연봉 상한선을 2배 이상 올리기로 했다. 핵심 인재의 이탈을 막고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조치다.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중 연봉이 적은 편이었던 아마존조차 임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빅테크 간 인력 쟁탈전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현지 시간) 정보기술(IT) 매체 긱와이어에 따르면 아마존은 직원 대상 내부 게시판에 “기본 연봉 상한선을 기존 16만 달러(약 1억 9000만 원)에서 35만 달러(약 4억 2000만 원)로 올린다”고 공지했다. 아마존은 “지난 한 해 노동시장의 경쟁이 크게 심화했다”며 "최고 수준의 인재 유치와 핵심 인재의 유출을 막기 위해 예년과 달리 보상을 파격적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기본 연봉 인상 대상자는 개발자 및 사무직 등이다. 특히 기본 연봉에는 특정 성과를 달성하면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 등이 포함되지 않아 직원들의 체감 수령 금액은 더 높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마존이 자사주 지급보다 연봉 인상 카드를 꺼낸 데는 최근 기술주가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이는 흐름과도 관련이 있다. 아마존은 이달부터 멤버십 '아마존프라임'의 월간 결제 금액을 2달러씩 올리기로 한 만큼 이 중 상당한 금액이 인건비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임금 인상이 이어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의 시간당 임금 인상률은 5.7%에 달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두 달을 제외하면 2007년 3월 이후 가장 빠른 인상 속도다. 이선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경제연구소장은 "경제가 단지 연준의 목표(2% 물가 상승률)를 넘어서기만 한 게 아니라 '정지 신호'를 지나치고 있다는 것"이라며 “연준의 공격적 긴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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