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이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표적항암제 ‘포지오티닙’이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절차에 돌입했다.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른 심사기일이 11월 24일로 정해지면서 연내 최종허가를 획득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한미약품 파트너사 스펙트럼 파마슈티컬즈는 FDA가 포지오티닙을 HER2 엑손(exon) 20 삽입 돌연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 관한 신약 시판허가 신청서(NDA)를 승인하고 공식 절차에 들어갔다고 11일(현지시각) 밝혔다.
스펙트럼은 포지오티닙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한 ZENITH20 2상 임상 시험 중 선행 치료경험이 있는 HER2 엑손 20 삽입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의 코호트2 연구에서 긍정적 결과를 확보하고 작년 12월 NDA 신청을 완료했다. FDA는 PDUFA에 따라 오는 11월 24일까지 포지오티닙의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포지오티닙은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pan-HER2 표적항암제다. 스펙트럼은 한국,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에서 포지오티닙 개발, 상업화 권리를 넘겨받고, 다양한 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활용 가능성을 탐색해 왔다.
스펙트럼에 따르면 FDA는 임상 3상 단계에 해당하는 확증 임상(confirmatory trial) 진행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용법·용량 관련 추가 정보를 요청했다. 앞서 스펙트럼은 ZENITH20 2상 임상 시험의 또다른 코호트 연구에서 일차 유효성 평가 변수 달성에 실패하고, 용법·용량을 조정한 전력이 있다. 당시 총 7개의 코호트 연구 중 일부 코호트에서 포지오티닙의 투여용량과 용법을 수정한 뒤 연구를 진행 중이다.
FDA는 이번 시판허가 신청서에 대한 자문위원회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 없다고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스펙트럼은 현재까지 동일한 적응증으로 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톰 리가 스펙트럼 사장은 “FDA의 신약 시판허가신청 승인은 미충족 의학적 수요가 높은 HER2 Exon20 삽입 변이 폐암의 치료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단계”라며 "FDA의 검토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포지오티닙의 FDA 허가를 위한 마지막 관문에 공식적으로 진입했다”며 “포지오티닙의 성공적인 시판승인을 위해 파트너사인 스펙트럼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지오티닙이 FDA 최종 허가를 받으면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이 상업화로 이어지는 첫 결실을 맺게 된다. 양사간 계약에 따라 스펙트럼은 포지오티닙의 시판허가 관련 마일스톤(기술료)과 로열티(경상기술료)를 확보할 수 있다. 스펙트럼은 포지오티닙 외에도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시판허가도 추진 중이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스펙트럼에 240억 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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