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고도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주력 대학 육성을 위한 장기 청사진을 공개하고 인재 양성에 나섰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뒤떨어진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교육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사회주의 같은 이념적 분야도 육성책에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와 재정부·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은 전날 공동으로 ‘세계 일류 대학·학과 건설을 심도 있게 추진하기 위한 약간의 의견’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 기간의 중점 지원 대상으로 베이징대·칭화대 등 147개 대학과 이들 대학의 331개 학과가 선정됐다.
학과는 공학 관련 과목 180개, 수학·물리학 등 기초과학 59개, 민족학 및 마르크스주의 연구 같은 철학 및 사회과학 관련 92개로 구성됐다.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강조를 반영한 것이다. 교육부는 “국가 최고 인재를 개발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며 과학기술 및 새로운 학제 간 주제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계획은 미중 갈등이 첨단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를 위한 인재 및 기술 육성에 중점으로 둔 것으로 주목된다.
중국이 ‘세계 일류 대학·학과 건설 계획’을 내놓은 것은 지난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당시 글로벌 4대 대학평가기관 기준으로 베이징대·칭화대 단 두 곳이었던 중국 내 글로벌 100위권 대학은 올해 교통대·푸단대·저장대·중국과학기술대 등으로 늘어났다.
중국이 과거 값싼 노동력에 의존한 ‘인구 보너스’ 혜택으로 이른바 ‘세계의 공장’이 됐다면 이제는 기술력을 가진 ‘엔지니어 보너스’의 장점을 누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일류 학과 건설’ 대상에 민족학 및 마르크스주의 연구 등 이념적 성향의 학과도 포함돼 논란을 부르고 있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함께 중국식 사회주의를 지탱하려는 인재도 육성 대상인 셈이다.
SCMP는 “이번 계획은 오는 2035년까지 세계 교육 강국이 되겠다는 중국 장기 비전의 일부”라고 전했다.
/최수문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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