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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위중증 10배 늘어 3000명…"이대론 의료체계 붕괴 우려"

[확진 9만명대 더블링 현실화]

내달 초 확진자 정점 예상 속

의료진 감염·인력 공백 속출

일반 환자 응급 진료 차질도

내일 거리두기 발표 예고 속

"시기상조" "민생우선" 엇갈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9만 명을 넘어선 1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청 재난안전상황실 모니터에 확진자 숫자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 명에 육박하며 유행 상황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1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30만 명에 이르며 최고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확진자 수 증가에 따라 위중증·사망자도 크게 증가할 수 있고 의료 체계 역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유행 규모가 당분간 더 커지면서 다음 주 신규 확진자 수가 13만∼17만 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지금과 같은 더블링(배로 증가) 추이가 계속 이어진다면 이번 주 9만 명대로 올라선 확진자 수는 다음 주 중반 십 수만 명대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고재영 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유행 정점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2월 말 3월 초 하루 확진자가 최대 17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은 이보다 다소 많다. 여태까지 확진자 추이가 정부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전제하에서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코로나19 예측 리포트는 하루 확진자가 2월 23일 14만 명, 3월 2일에는 36만 명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확진자 폭증에 따라 최근 300명대인 위중증 환자도 다음 달에는 2000~3000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본격적으로 유행의 정점에 접어드는 시기는 3월 초이고 감소까지는 그로부터 2∼3주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며 “3월 초에는 20만 명 가까이 갈 수 있겠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3월 초에서 중순쯤이면 1일 확진자가 20만 명쯤 나오면서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3월 말쯤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면역을 얻으면서 확진자 수가 내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거리 두기 완화 기조를 놓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정부는 민생 경제 피해와 오미크론 확산세 등 방역 상황을 함께 고려해 18일 사회적 거리 두기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방역패스는 유지하되 현행 사적 모임 6인, 영업 제한 9시 조치를 8인·10시로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쪽에서는 현재의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해서는 회의적 입장을 보인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언제가 정점인지 예측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응을 위한 지침이 중요하다”면서 “거리 두기를 단순히 강화해서 자영업자들에게 절망을 안겨서는 안 된다. 실내에서의 환기 여부, 마스크 착용 여부 등에 따라서 근거 있는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유행 상황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경계했다. 방역 완화 신호만으로도 경각심을 느슨하게 만들어 유행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도 봤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거리 두기를 완화하면 방역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아직 유행이 정점도 찍지 않았는데 거리 두기를 완화하는 것은 정부가 더 악화되든 말든 신경 쓰지 않겠다, 국민들은 알아서 살아남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위중증 환자의 증가다. 현재의 확진자 폭증이 2~3주 뒤에는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달 말부터 200명대를 유지하던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14일(306명) 300명대로 올라선 후 사흘째 3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10%대로 떨어졌던 전국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도 27.0%까지 오른 상태다.

결국에는 의료 체계가 무너져 중증 환자는 물론 일반관리군의 응급 의료 상황 대응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전국 병·의원 곳곳에서 의료진이 감염돼 인력 공백이 생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상 가동률이 낮다는 이유로 정부가 안심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미 중증 환자 병상이 몇 개 남지 않은 병원들이 생기고 있다”면서 “의료진 부족도 고질적인 문제다.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도 떠나면서 인력 공백이 생기는데 현재의 인력 확충 속도로는 밀려오는 업무를 충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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