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지난해 해외에서 1조 5000억 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코로나19 악재에도 해외 시장 영향력을 대폭 키우면서 해외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안과질환에 처방되는 바이오시밀러 신제품을 미국, 유럽에 발매하며 시장 확대에 나선다.
18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해외에서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 5종은 지난해 12억 5510만 달러(약 1조 49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마케팅을 담당하는 바이오젠과 오가논이 지난 3일과 17일 공개한 매출을 합산한 액수다. 전년동기 11억 2580만 달러대비 11% 증가하면서 연매출 규모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파트너사와 긴밀한 마케팅 협력과 철저한 공급망 관리 등을 바탕으로 지난 해 해외 시장에서 연간 최대 제품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맵)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과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등 항암제 2종을 합쳐 바이오시밀러 5개 제품을 상업화했다. 이들 제품은 미국, 유럽 등 한국을 제외한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다. 계약에 따라 양사가 담당하는 제품과 판매 지역이 달라지는 구조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출범 때부터 출자에 참여하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온 바이오젠을 통해 바이오젠을 통해 유럽에서 판매하는 바이오시밀러 3종 매출은 총 8억 3110만 달러(약 9,900억원)로 전년보다 4% 올랐다. 오가논을 통해 판매하는 바이오시밀러 5종 매출은 4억 2400만 달러(약 5050억 원)로 전년대비 성장률이 28%에 달했다.
오가논은 지난해 6월 출범한 신설 법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존 파트너사인 MSD(미국 머크)의 여성건강 관련 제품과 바이오시밀러 판매 사업만을 특화해 분사하는 과정에서 기존 계약조건과 판권을 넘겨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입장에선 바이오시밀러 판매에 집중하는 전담 법인과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영업 활동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단 파트너사가 발표한 매출이 전부 삼성바이오에피스 매출로 인식되진 않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 사와 체결한 계약조건에 따라 제품 매출을 일정 비율로 분할 인식하고 있다. 유럽 현지 공급일정 등에도 영향을 받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안과 질환 분야 첫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선보이며 해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바이오비즈'가 연내 미국 시장 출격을 앞두고 있다. 루센티스는 글로벌 매출 4조 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바이우비즈의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판매허가를 받고 오리지널제품 개발사인 제넨텍과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에선 올해 6월부터 판매가 가능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도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해 파트너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며 "안과질환 영역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여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업계 선도 기업으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올해 초 바이오젠이 보유하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1034만 1852주를 전량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주식 취득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가 되면 연결 매출액으로 인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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