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등 원자재 가격 오름세에 따른 전방위 물가 상승 압박으로 대리운전, 일용직 용역 등 서비스 요금까지 급등하고 있다. 서울 시내 대리운전비는 평균 30~60%가량 뛰었다. 그럼에도 고객들은 필요할 때 대리기사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실정이다. 건설·인테리어 분야의 일용직 용역 서비스 요금도 40%가량 급등했다. 원자재와 생필품에서 시작된 인플레이션 도미노가 사람의 노동력이 필요한 서비스 요금에까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화된 물가 상승 압박으로 생활물가가 크게 오른 가운데 서비스 요금까지 본격적으로 들썩이고 있다. 대리운전과 건설·인테리어 분야의 일용직 용역비가 대표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리운전비는 지난 1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5% 올랐다. 하지만 실제 고객들이 체감하는 상승 폭은 훨씬 크다. 대리운전 중개 업체들은 서울 시내에서 통상 1만 5000원이었던 배차비가 2만 원에서 2만 5000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최대 67%가량 인상된 값이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영업제한 시간인 오후 9시 전후로는 수요가 몰리면서 말 그대로 기사들이 부르는 게 값이다. 인테리어 시공에 투입되는 일용직 용역비도 마찬가지다. 한 인테리어 시공 업자는 “지난해 추석에 일당 12만 원 내외였던 용역비가 최근 16만 원에서 17만 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이처럼 서비스 요금이 급등한 것은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압박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활물가가 크게 뛰면서 가처분소득에 영향을 주고 결국 서비스 요금까지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통상 연 단위 협상에서 임금이 정해지는 정규직이나 계약직과 달리 일용직 노동자나 프리랜서에게 지급하는 서비스 요금은 건 단위로 비용이 책정돼 물가 변동과 인력 수급 등에 취약하다.
대리운전 중개 업체, 인테리어 업체처럼 중간에 낀 중소 업체들은 하는 수 없이 소비자가격도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대리운전 중개 업자 박 모 씨는 “운전기사들이 운임을 올려 손님들에게 더 높은 가격을 고지했는데 손님들의 불만 창구는 고스란히 우리 몫”이라고 했다.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실리콘 가격만 지난달 2배 가까이 뛰었다”며 “인건비까지 많이 올랐으니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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