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려동물 헬스케어 스타트업에서 임직원과 직원 사이의 고소전이 진행되고 있다. 스타트업 내부의 문제가 법적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19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의 한 반려동물 관련 스타트업의 임원 A씨가 직원 B씨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A씨와 다른 직원 사이의 사적 관계에 대한 소문을 B씨가 앞장서 회사 내부에 퍼뜨렸다는 이유에서다. B씨는 조만간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사건은 지난해 12월 직원 C씨가 자신과 임원 A씨 사이의 소문을 B씨가 퍼뜨리고 있다며 고충 처리 채널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을 조사하고자 법무법인에 사건 경위 등에 대해 조사 의뢰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B씨가 실제 관련 소문을 퍼뜨렸다는 사실이 인정되면서 징계위원회가 개최돼 B씨는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B씨는 항간에 떠돌던 소문을 동료들과 이야기한 것일 뿐 자신이 소문을 만든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B씨는 “신고를 한 직원이 최초로 본인을 지목한 것은 맞지만, 아니면 최초 유포자를 찾아달라고 신고를 한 것”이라면서도 “해당 직원과는 소문의 최초 유포자가 아니라는 오해를 풀었는데도 회사 측은 계속해 최초 유포자로 지목하면서 부당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B씨는 A씨가 보복을 목적으로 부당한 인사조치가 취해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B씨는 “대표와 면담하면서 해당 임원이 여러 업무를 동시에 맡아 효율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냈는데 그 이후 이런 사건들이 연달아 벌어졌다”며 “이미 사내에 돈 지 5~6개월 지난 소문인데도 이걸 빌미로 인사 보복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B씨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는 C씨의 신고를 접수한 즉시 공정한 사건 경위 조사를 위해 법무법인을 선임했고 조사 결과 B씨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이 맞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B씨에 대한 징계도 적법하게 진행됐으며 B씨가 회사 측에 사직 의사를 표해 B씨 보직에 대한 구인 공고를 냈다고도 했다. 부적절한 업무 배제 등이 없었다는 입장인 셈이다.
해당 스타트업 관계자는 “B씨는 ‘슬쩍 소문을 말했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지속적으로 소문을 퍼뜨렸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고의적인 업무 배제는 당연히 없었을 뿐 아니라 징계 통보 이후 대표이사에게 사직 의사를 직접 밝혀와 중요한 회의 등에는 B씨가 아닌 상급자가 참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B씨는 회사 측에 본인이 회사에서 나가는 것을 조건으로 거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씨는 변호사를 선임한 뒤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해당 임원을 맞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고용노동부 등 유관부처와 시민단체에도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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