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열리는 첫 대선 후보 TV토론회를 하루 앞둔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아마추어가 국가 경영을 맡으면 나라가 망한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정조준했다. 수원과 안양 유세를 이어간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성과를 내세워 ‘경기도 출신 첫 번째 대통령’을 부각했다. 윤 후보와의 차별화를 통해 ‘유능’ 대 ‘무능’ 프레임을 강화해 TV토론 직전 기선 제압에 나선 모습이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수원 만석공원 유세에서 경기지사 시절 성과를 나열하며 “숙련된 프로에게 세상을 맡겨달라”고 외쳤다. 우선 청년기본소득을 강조한 이 후보는 “세상에 몇 천 원 라면 하나 살 돈이 없어서 물건을 훔치는 세상에 8만 원이 돈이냐 말할 수 있느냐”며 “19세부터 29세까지 청년기본소득 100만 원 지급이 문제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김은혜 의원이 ‘꼭 오늘 해야 하느냐’고 그랬다던데, 오늘 안 하면 당장 죽는 사람이 있다”며 “‘국민이 더 고통받으면 표가 나오겠지’식의 추경 편성을 막는 것을 용서해야 하느냐”고 다그쳤다. 코로나19 방역 지침과 관련해서는 “오는 3월 9일 당선과 함께 3차 백신 접종자는 자정까지 자유롭게 식당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도 했다. ‘스마트한 방역’과 함께 당선 즉시 긴급재정명령을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50조 원 추가 보상을 약속했다.
특히 주가지수 5000을 강조하며 이 후보는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주식 투자가 불안하다”며 “누가 주가조작해 싹 말아먹어버릴지도 모르겠다”고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둘러싼 주가조작 의혹을 환기시켰다. 이 후보는 태권도 도복을 현장에서 갈아입은 뒤 주먹으로 얼굴 막기, 지르기 등으로 몸을 풀면서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앞서 윤 후보의 ‘어퍼컷’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안양 유세에서는 재건축·리모델링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이 담긴 ‘노후신도시특별법’ 제정을 약속했다. 같은 시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는 송영길 대표가 “서초구 내곡동 지역에 청년주택 5만 가구를 반값 아파트로 공급해 ‘강남청년타운’을 만들겠다”며 수도권 주택 공급안을 추가로 내놓았다. 수도권·청년 표심을 동시 겨냥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강남역 집중 유세에서 여성층 공략에 나섰다. 그는 “여성을 공격하는 대선이 되고 있다”며 “35년 양당이 고착화시켜놓은 성 불평등·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혐오에 기초해 대통령이 되겠다는 나쁜 후보”라고 했고 이 후보에 대해서는 “권력를 이용해 성폭력을 저지르고 있을 때 민주당은 뭘 했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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