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후보들이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올해 주택 시장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서울 주요 지역에 위치한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현상이 이어지며 전반적인 가격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24일 한국주택협회 주최로 열린 ‘2022년 주택시장 전망 설명회’에서 “이미 대출이 금지된 강남에선 고점을 경신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여러 채를 가진 자산가들이 부수적인 주택을 정리하고 자산을 하나로 집중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심에 위치한 물건 가격이 빠져야 변곡점을 형상하면서 외곽지역으로 퍼지는 구조인데, 해당 주택들의 가격은 잘 빠지지 않는다”며 “이런 현상은 차기 정부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2019년 ‘12·16 대책’으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시세 15억 원을 초과한 주택 매입 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12·16 대책 이후 지난해까지 서울 전용 85㎡ 초과 아파트를 기준으로 누적 상승률은 26%, 누적 상승액은 약 4억 원에 달한다.
이는 주변 지역 집값을 자극하는 ‘키 맞추기’, ‘갭메우기’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인천은 작년 한 해 동안 34,5% 오르면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수요자들이 인천 등 외곽지역에 몰리면서 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차기 정부에서 도심 공급 원활을 통해 가격 상승폭을 끌어내리기 전까지는 키맞추기 현상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주요 하락 변수로 다주택자 매물 확대와, 대출 규제 그리고 금리 상승 등을 들 수 있다”며 “단기간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던 지역에서 가격 부담에 따른 비자발적 수요 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서울 전세 시장과 관련해 상승 압력이 크다고 봤다. 올해 하반기부터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을 맞으며 기존 갱신 계약을 맺은 세입자들은 임대료 상한을 적용받지 않는 신규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주 수요 증가, 입주 물량 감소 등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그는 “여야 후보들이 당선 이후 정비 사업을 활성화하면 이주 수요가 발생해 서울 지역 전셋값을 자극하고 집값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며 “여기에 서울 입주 물량은 2023년까지 감소하는 등 불안요인이 누적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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